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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점유율 56.5% '부동의 1위'…정의선의 뚝심, 인니서도 통했다


'아이오닉5' 앞세워 인도네시아 전기차 1위 업체 등극
인니 진출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EV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 구축
"인구 6.7억 성장잠재력 지닌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 기지 역할 기대"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현대자동차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자 세계 1위 니켈 보유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트렌드를 주도하며 전기자동차 톱티어(Top-tier) 기업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지난해 3월(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앞줄 왼쪽 1번째)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2번째) 등의 박수를 받으며 전기차 '아이오닉5'에 기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3월(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앞줄 왼쪽 1번째)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2번째) 등의 박수를 받으며 전기차 '아이오닉5'에 기념 서명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 출시 1년 만에 전기차 1위 업체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 중 처음으로 전기차의 현지 생산 및 판매 체계를 갖춘 현대차는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충전 인프라 확장에도 적극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스타게이저, 크레타 등 현지 전략 차종도 인기를 끌면서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경쟁 구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세안 권역 내 자사의 첫 번째 완성차 생산 거점인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서 현지 선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 '2대 중 1대는 현대 전기차'…인니 EV 시장 이끝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7월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56.5%를 달성하고 전기차 시장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중국 우링자동차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아이오닉5의 판매 본격화에 힘입어 올 들어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같은 판매 호조세는 아이오닉5의 현지 생산 판매 체계를 바탕으로 이뤄내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브랜드 중 현지에서 생산을 시작한 최초의 전기차 전용 모델이다. 아이오닉5는 현지 시장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써 전기차 생태계 조성에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6일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에서 아이오닉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남기고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양산을 축하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전기차 핵심 소재인 니켈 등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아세안 전기차 허브로 도약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에서 앞으로도 전동화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는 현대차가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6를 출시하는 등 현지 시장을 개척해 나가는 혁신 이미지를 쌓아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현지에 건설 중인 배터리셀 합작공장이 내년 가동되면,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5일(현지시간)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리뽀몰 인도네시아(Lippo Malls Indonesia)'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현대차와 리뽀몰은 이번 협력을 통해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리뽀몰은 인도네시아 부동산 종합 기업인 리뽀 그룹의 유통사업 부문으로 전국적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첫 유통업체가 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향후 인도네시아 내 EV 생태계 및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 확장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 '일본차 독점 구조에 균열'…인니 넘어 아세안 노린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자동차 업체 일색이었던 현지 자동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인도네시아 내 자동차 판매 순위를 2021년 13위에서 2022년 8위로, 올 들어서는 7월까지 6위로 계속해 끌어올렸다. 이 기간 판매 대수는 2021년 3005대에서 현지 생산이 시작된 2022년 3만1965대로 10배 이상 늘어났고, 올해는 1~7월 누적 판매대수가 2만6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1% 증가했다.

지난 8월 10~20일(현지시간)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의 현대차 부스에 다양한 현지 판매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 8월 10~20일(현지시간)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의 현대차 부스에 다양한 현지 판매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가 3.4%로 토요타(1위, 32.5%), 다이하쓰(2위, 19.6%), 혼다(3위, 14.5%), 스즈키(4위, 8.0%), 미쓰비시(5위, 7.6%) 등 주요 일본 업체들과는 아직 격차가 있지만, 일본차가 50년 이상 인도네시아에 먼저 진출해 견고하게 다져온 독점 체제에 균열을 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달 10일부터 20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에서도 변화의 양상이 확인됐다. 이 행사는 자동차 업체가 차량을 전시하거나 신차를 공개하는 단순한 형태를 넘어서 보험, 금융 등 자동차 관련 산업군이 동참하는 하나의 자동차 산업 축제로 현지 소비자들은 이 기회를 활용해 자동차 계약 등을 현장에서 활발히 진행한다.

현지 발표와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3727대의 현장 계약을 달성하며, 토요타(1위, 5796대)에 이어 현장 판매 2위 업체로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는 여러 주요 업체들이 신차와 주력 모델, 판촉 등을 앞세워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 이 자리에서 3위 미쓰비시(3685대), 4위 혼다(1992대), 6위 다이하쓰(1203대) 등 주요 일본 브랜드 보다 많은 판매고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중장기 R&D전략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회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중장기 R&D전략을 점검하고 있는 정의선 회장. 사진 왼쪽부터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정의선 회장, 김언수 인도아중동대권역장(부사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 기간 스타게이저가 총 1600대 팔린 데 이어 아이오닉5(776대), 크레타(768대) 등이 현장에서 다수 계약됐다. 특히 스타게이저는 현대차가 지난해 아세안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특화 다목적차량(MPV)으로 이번 모터쇼에서 토요타의 경쟁 모델보다 더 많은 주문을 받았다. 현대차는 스타게이저 인기에 힘입어 지상고를 높이고 역동적 디자인을 적용한 '스타게이저X'도 라인업에 추가해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넘어 적극적인 수출을 통해 아세안 지역 공략도 적극 진행 중이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1~7월 3만114대의 인도네시아산 자동차를 아세안, 아중동 등 인근 해외 시장에 수출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출 물량을 70.0% 늘렸다. 이는 올해 7월까지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판매한 2만65대보다 50% 이상 큰 규모로 인도네시아 공장은 향후 현대차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는 향후에도 인도네시아 공장을 기반으로 6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아세안자동차연맹(ASEAN AUTOMOTIVE FEDERATI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아세안 자동차 시장은 163만7226대 규모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 성장해 지난해 연간 342만대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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