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무단횡단 사망사고 운전자, 항소심도 무죄…왜?

[아이뉴스24 오경선 기자] 횡단보도를 무단횡단하던 80대 노인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옆 차량에 의해 시야가 가려 사고를 예방하기 어려웠다고 판단했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심현욱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원심과 같은 무죄를 유지하고 검사 항소를 기각했다고 17일 발표했다.

A씨는 지난해 2월 경남 양산시의 왕복 6차선 도로를 운전하다가 80대 보행자 B씨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전방을 제대로 주시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옆 차량에 시야가 가려 무단 횡단하던 피해자를 보기 어려웠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사고 당시 A씨는 2차선에서 정상 속도로 운전했고, B씨는 보행 신호등이 적색인 상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다. 재판부는 바로 옆 1차선을 달리던 차량이 시야를 가려 A씨가 B씨의 존재를 알아채기 어려웠을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는데 2심 재판부도 1심과 같이 A씨에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운전자는 통상 예견되는 사태에 대비해 회피할 수 있는 정도의 주의 의무를 다하면 충분하다"며 "이례적 사태까지 예견해서 대비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