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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만나] "고객은 확인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은행은 고객에게 편한 시간을 내줘야 합니다"
"비대면 확산에도 여전히 대면 경쟁력 중요"
"고객이 여섯시은행 쉽게 찾도록 티맵과 제휴"
"직원 워라밸 중시 덕에 점포 개설 쉽게 풀려"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매일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집니다. 정보 유통이 빛의 속도로 빨라져 늘 새로운 얘기에 둘러싸입니다. 모두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만, 그 안에 어떤 고민과 혜안이 녹아있는지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뉴스24가 시작합니다. 화제의 인물을 찾아 직접 묻고, 듣겠습니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편집자]

"은행은 4시면 문 닫던데요?"

이젠 옛말이다. 국민은행은 오후 6시까지 문을 활짝 연다. 은행 점포의 편견을 깬 사례다. 남원철 국민은행 영업전략부 팀장을 만났다. 여섯시은행(9to6 뱅크)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만난 남원철 KB국민은행 영업전략부 팀장은 "고객은 금융거래와 관련한 자신의 선택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만난 남원철 KB국민은행 영업전략부 팀장은 "고객은 금융거래와 관련한 자신의 선택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사진=정소희 기자]

"고객은 퇴근 후에도 집 근처에서 편하게 상담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남 팀장이 가장 먼저 한 말이다. 고객 중심의 전형이다. "지점에서 4시까지 근무하며 느낀 점은 고객의 필요 사항이 매우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금융거래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옮겨갔지만, 대면 거래 수요도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은행이 할 수 있는 건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뿐이었다"고 말했다.

여섯시은행을 제안했을 때 내부에 반대가 없었던 건 아니다. "다행히 직원 중에 오전에 육아를 하거나, 자기 계발을 위해 늦은 출근을 바라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국민은행은 고민 끝에 공모 방식으로 신청자를 받았다. "필요 인원보다 신청자가 많았어요." 직원들이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도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문제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다.

4시 이후 은행을 찾는 고객은 어떤 고객일까. 늦은 오후에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목적은 뚜렷하다. 은행에선 대기시간부터 줄였다. 줄어든 대기시간만큼 상담 시간을 늘렸더니 신규 상품 가입이 늘었다. 그는 "식당을 운영해도 단골이 많으면 기분이 좋잖아요. 지점도 마찬가지죠. 은행이 활력을 찾았어요." 국민은행은 하반기 들어 여섯시은행을 10개 늘려 82개 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남 팀장은 요즘엔 경쟁 은행에서도 여섯시은행 시작을 어떻게 했는지, 노동조합과 갈등은 없었는지 묻는다고 귀띔했다. "여섯시은행이 모든 점포에 적합한 건 아니에요. 주변 환경과 정서가 맞아야 시너지 효과가 납니다." 남 팀장은 다른 은행보다 점포가 많고 고객 군이 다양한 것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여섯시은행을 운영하며 가장 큰 어려움은 홍보다. 국민은행이 생각해 낸 건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티맵과의 연계였다. "여섯시은행을 열었다고 처음에만 반짝하면 성과는 없고 서비스도 안착할 수 없어요. 고객의 입소문이 관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티맵에서 여서싯은행 위치를 바로 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남 팀장은 여섯시은행 프로젝트를 통해 '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새삼 확인했다고 했다. 활성 고객이라면 대면과 비대면을 같이 이용한다는 얘기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더라도 백화점에 가서 실물을 한번 보고 사는 것과 비슷해요. 직방 같은 중개 플랫폼이 위력을 떨쳐도 중개업소가 줄지 않듯이, 금융도 대면 서비스 필요성은 여전히 많습니다. 대출이나 금융상품엔 이런저런 위험이 따릅니다. 고객은 전문가에게 자신의 선택을 확인받고 싶어 해요. 그 확인을 위해 편한 시간을 내주는 거죠." 여섯시은행이 단순히 영업시간 확대만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핀테크의 유사 은행 서비스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존재를 무시하긴 어렵다. 실제로 젊은 직장인들이 모인 여의도에는 여섯시은행 수요가 매우 낮다.

남 팀장은 대면과 비대면의 연계야말로 은행이 가져야 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비대면에서 고객이 상품에 가입할 때 5단계를 거친다면, 3단계에서 중단하는 고객이 상당합니다." 남 팀장은 여기서 대면 채널의 경쟁력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비대면 챗봇이나 인공지능(AI) 상담이 고객의 욕구까지 파악해 서비스를 지원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면 채널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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