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스타필드'가 한글을 지원하지 않아 '한국패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핵심 대작에 국내 현지화를 적극 지원한 다른 해외 대형 게임사들과 비교해 MS의 무성의에 게이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MS가 엑스박스 독점으로 공개한 '스타필드'는 우주를 탐험하고 상호작용하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MS가 9조7천억원을 들여 모회사(제니맥스)를 인수한 개발사 베데스다가 8년 넘게 개발했다.
이 게임은 콘솔 기기 엑스박스와 구독모델 '게임패스' 매출 견인을 이끌 트리플A급 타이틀로 주목받았다. 최근 열린 '엑스박스 게임즈 쇼케이스'에서도 MS가 발표회 절반 가까이 스타필드에 할애할 만큼 공을 들였다.
국내 현지화도 큰 관심사였다. 하지만 한국어가 제외됐고 9개 언어 중 아시아 지역에선 일본어와 중국어 간체만 지원한다. 한국MS는 관련 질의에 즉답을 피하고 있다.
◆ "한글화 해달라" 누적된 엑스박스 '한국 패싱'에 불만 터져
이는 국내 시장에 출시된 많은 대작 게임이 한글 자막 혹은 한국어 음성을 지원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닌텐도는 '마리오' '젤다의 전설', 소니도 '갓오브워' '라스트오브어스' 등 대작 게임을 꾸준히 한국어로 발매하고 있다.
유비소프트도 최근 자사 쇼케이스 '유비포워드'에서 공개한 신작을 모두 한글화해 발매하겠다고 밝혔다. '사이버펑크 2077' 개발사 CD 프로젝트는 출시한 지 7년이 지난 자사 게임 '더 위처 3'에 한국어 더빙을 추가했다.
스타필드 논란이 불을 지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MS에 대한 반발로 들끓고 있다. 한 게이머는 "콘솔 회사라면 판매량과 별개로 독점작 패키지도 중요한데 엑스박스의 경우 국내 어떤 쇼핑몰을 가도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과 달리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여기에 기기를 견인할 AAA 타이틀마저 현지화가 부족하면 사람들이 뭘 믿고 엑스박스를 사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청원 플랫폼 '체인지닷오알지'에는 12일 스타필드 국내 현지화를 요청하는 청원이 올라와 4일 만에 3천 명이 넘는 지지서명을 모았다. 청원인은 "웹사이트·상품·홍보 자료에 한국어가 지원됐지만 정작 게임 자체는 그렇지 않다는 점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방대한 게임에 현지화를 고려하고 있다면 지금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프라인에서도 광화문 한국MS 본사 앞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시위를 진행한 연 모씨(36)는 "MS 독점작으로 광고를 해놓고 한글화가 제외된 건 아쉬움이 많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S를 향한 국내 게이머들의 이같은 비판적인 반응은 과거와는 사뭇 달라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게이머는 "지금까지는 국내시장이 작았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그냥 이해해 준 부분이 컸지만 이번 스타필드까지 지켜보면서 실제 '한국 패싱'을 체감했다"면서 "그간 한국 게임시장이 크게 성장했고 그만큼 이용자들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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