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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만 잘 되면 우리는?"…중소중견 면세업계 '분통'


관세청, 24일 중소중견 면세사업자들과 만나 고충 수렴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정부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면세업계의 활로를 틔우기 위해 다양한 개선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소중견 면세사업자들은 오히려 상황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비명 소리를 내고 있다. 중소중견업계의 고충은 반영하지 않은 채 대기업만 신경 쓰고 있다는 취지다.

인천공항제1여객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경복궁 면세점. [사진=구서윤 기자]
인천공항제1여객터미널에서 운영 중인 경복궁 면세점. [사진=구서윤 기자]

25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전날 중소중견 면세사업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업계 고충을 수렴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중소중견 면세사업자들은 ▲면세 한도 조정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 도입 등을 비롯해 대기업에 치중된 면세 정책 개선안에 대한 목소리를 전했다.

관세청은 온라인 주류 판매 허용에 대해선 계획대로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고, 입국장 인도장에 대해선 중소중견 면세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도입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업계는 면세 한도 상향을 요청하면서 현재 800달러까지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고객들의 수요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면세 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중견 면세점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류의 경우, 원가가 계속 증가해 매입가도 올라가는데 한도가 2병, 400달러여서 마진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면세 주류의 온라인 구매 허용과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관세청은 현재 면세 주류의 온라인 구매 허용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면세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다.

현재는 면세 주류를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만 가능하다. 출국 시 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바로 찾을 수도 없다. 면세점 주류 판매 영업장을 방문해 결제 후 상품을 수령해야 한다. 현장에서 당일 결제하는 것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이다.

관세청은 이를 개선해 온라인에서 면세 주류를 결제 후 출국장 인도장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국세청과 관련 고시를 개정하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중소중견 면세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주류 구매를 위해 시내 면세점을 방문하거나 출국 당일 면세점 주류 매장을 찾아 정보 확인 후 결제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입국장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았는데, 주류 구매가 편리해지면 입국장 면세점을 찾는 소비자가 줄어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2019년 도입된 입국장 면세점은 중소기업 진흥 정책에 따라 중소중견기업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시내 면세점 같은 경쟁자가 없는 제주나 지방 면세점 등은 오히려 주류의 온라인 판매 허용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관세청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면세 주류의 온라인 판매 허용은 앞서 발표한 대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관세청은 중소중견 면세업계가 강하게 반발해온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에 대해선 추후 도입 확대를 두고 업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신중히 결정하기로 했다. 입국장 인도장은 소비자가 출국 전 인터넷이나 시내·출국장 면세점 등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 시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행 내내 무거운 물건들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귀국할 때 면세품을 찾을 수 있어 소비자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이 부산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는데 중소중견 면세업계는 주류와 담배 품목이라도 제외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불만을 제기해 왔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주류와 담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80%에 달한다.

중소면세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락한 면세산업을 지원한다며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입국장 인도장 이용률은 오히려 떨어뜨려 중소중견 업계는 존폐 위기에 놓였다"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중소중견 업계 의견도 많이 반영해달라는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고 대화가 잘 이뤄졌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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