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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시 면세품 받으면 편리" vs "회사 운명이 경각"


관세청, 면세업계 활성화 일환으로 부산항서 시범 운영 시작
소비자들은 '안전과 편리'에 방점…중소면세업계는 "확산 우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오랜만에 해외 나가면서 인터넷 예약으로 면세제품 샀다가 출국장에서 받아 여행 내내 갖고 돌아다니다 보면 분실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입국할 때 받을 수 있게 되면 안전하기도 하고 편리할 것 같아요."

해외여행이 본격화하며 간만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30대 직장인 A씨의 얘기는 합리적이다. 하지만 입국장에서 면세품 수령 방식 도입이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며 몸을 잔뜩 웅크리는 곳도 있다. 중소·중견 면세업계다.

면세품 입국 인도제도가 부산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하면서 인천공항을 비롯한 다른 공항으로도 확산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들 면세업계는 회사의 존폐가 달린 문제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면세점. [사진=아이뉴스24 DB]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면세점. [사진=아이뉴스24 DB]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이 전날부터 부산항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입국장 인도장이란 소비자가 출국 전 인터넷이나 시내·출국장 면세점 등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여행 내내 무거운 물건들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귀국할 때 면세품을 찾을 수 있어 편리하다.

관세청은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이 면세업계 활성화 대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김포공항에서 시범 운영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중소중견 면세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입국장 면세점이 없는 부산항으로 확정됐다. 관세청은 오는 12월까지 부산항에서 시범 운영한 후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인천국제공항 등 다른 공항과 항만으로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인 중소·중견 면세점은 입국장 면세점 확대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이 생기면 여행객들이 귀국 시 현장에서 물건을 사지 않고 출국 전 이미 인터넷 면세점 등을 이용해 입국장 면세점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현재 그랜드 면세점이 김포·대구공항에서 경복궁 면세점이 인천·김해공항에서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9년 도입된 입국장 면세점은 중소기업 진흥 정책에 따라 중소·중견기업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중소·중견 면세업계는 초기부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중소·중견 면세점이 모여 입국장 인도장 도입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관세청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후 관세청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확정하자 주류와 담배 품목이라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입국장 면세점에서 주류와 담배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세청은 우선 품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한 뒤 향후 중소·중견 면세 체 의견을 청취해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중소·중견 면세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기 위해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 비용이 투입됐고,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도 다 들어가는데 면세품 입국장 인도장이 생기면 대기업은 아무런 추가 투자 없이 이익을 다 가져가게 된다"며 "정부가 입국장 인도장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한 효과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편의를 위해서 한다고 하지만 중소중견 면세점에게는 회사의 존폐 여부가 달린 문제라 주류·담배라도 제외해달라고 지속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은 부산항에서만 하고 있지만 공항으로 확대 시행된다면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공항의 혼잡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인천공항은 입국장에 면세품 인도장을 위한 공간을 내기 어려워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입국장은 수하물 컨베이어벨트 및 대기 공간, 세관 검사구역, 업무용시설 등으로 꽉 차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여행하는 동안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지 않아서 좋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낸 중소·중견 면세 업체들의 매출에 타격을 줄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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