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여야가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쌀시장의무격리법), 간호법 등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본회의 직회부를 강행한 법안들을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다수 권력을 앞세운 민주당의 '법사위 패싱' 행보를 비판했고, 민주당은 직회부한 법안을 동의 없이 법안소위로 보낸 여당과 여당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을 공격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공방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1월 김도읍 위원장과 여당 위원들이 양곡관리법을 법사위 법안소위에 독단으로 회부한 것을 두고 "양곡관리법은 소관 상임위(농해수위)에서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를 다시 법사위 법안2소위에 회부하는 것은 국회법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이 법사위에서 60일 이상 계류됐다는 이유로 농해수위에서 단독으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한 바 있다.
김도읍 위원장은 '법사위는 합의제 기관'이라고 주장하는 김 의원을 향해 "그러면 다른 상임위는 합의제 기관이 아니냐"며 "민주당이 (다른 상임위에서) 단독으로 처리할 권한이 있느냐"고 반격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은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본회의 (직회부) 처리하지 않았느냐"며 "저희도 국회법상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해 그와 같이(법안소위 회부를)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누가 봐도 이것은 위원장의 독단이나 횡포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다시 김도읍 위원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제가 사과한다면 그간의 민주당 의원들의 잘못도 사과하겠느냐"고 따졌다. 이후 김 위원장이 "최강욱 위원"이라고 지칭하며 손가락질과 유사한 행동을 하자 최 의원이 "어디서 손가락질 하느냐?", "'님'자를 붙이라"고 항의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최 의원을 거들자 김 위원장은 "김남국 의원이 그런 말 할 자격이 있느냐"고 비판하며 세 사람의 설전이 계속됐다.
김도읍 위원장은 간호인력의 자격, 직무 범위 등을 규정하는 '간호법'과 금고 이상 유죄를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박탈하는 '의료법 개정안' 등 민주당이 지난 9일 보건복지위에서 직회부한 법안도 비판했다. 해당 법안 역시 법사위에서 장기간 계류됐다는 이유로 직회부를 추진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들이 반대했음에도 민주당이 밀어붙였다. 하지만 직회부한 7개 법안 모두 민주당 법사위원장 시절에도 회부된 법안들"이라며 "윤호중·박광온 전 법사위원장(민주당)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는 법안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는 법사위 오랜 원칙과 관례가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이냐"며 "민주당이 의석수만 믿고 임대차 3법, 검수완박법, 공수처법 등을 날치기시킨 결과가 어떻느냐.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간호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이었고, 의료법도 의사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여야 모두 동의했던 사안"이라며 "민주당의 폭거라고 규정하는 건 사실 왜곡이다"라고 반박했다.
법사위의 '캐스팅 보터'로 평가받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국민의힘 편을 들었다.
조 의원은 특히 간호법과 관련해 "간호사 자격(부여)을 위해서 특정 학력(간호학과) 제한을 하는 상한을 두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교육 받을 권리와 의무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저는 이것을 법사위원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했는데, 직회부로 인해 법사위원으로서의 심의권을 뺏겼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의원의 발언에 기동민 간사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격분했다.
양곡관리법·간호법 등과 관련된 소란이 끝난 뒤, 법사위는 이날 고유법(법무부·검찰 등 소관기관 관련 법안) 심사에 들어갔다. 법사위는 내일(16일) 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한 체계·자구 심사를 진행한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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