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의 거센 압박에 중국의 간판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이 설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넘보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 업체들은 매출 급감은 물론 생산 자체가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지난해 2분기 이후 AP 시장 점유율이 0%다.
하이실리콘은 자체 AP가 모회사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2020년 2분기 시장 점유율 16%로 세계 3위 AP 업체가 됐다.
승승장구하던 하이실리콘은 미국의 제제로 화웨이가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못하면서 고사 직전에 몰렸다.
더구나 미국이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에 하이실리콘 주문을 받지 못하게 하면서, 하이실리콘은 첨단 반도체 생산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 3위 이미지센서 팹리스인 옴니비전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옴니비전은 지난해 연간 당기 순이익이 8억~12억 위안(약 2천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82%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시장 점유율도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옴니비전은 한 자릿수에 그치던 점유율을 지난 2021년 점유율을 13%까지 올렸지만 지난해 3분기엔 다시 9.7%로 내려갔다.
이는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시장이 축소됐고, 미국이 자국은 물론 동맹국 기업에까지 옴니비전 제품 사용을 금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수출이 어려워 내수 시장에 기대야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을 전년 대비 10% 감소한 2억8천500만 대로 추정했다. 여기에 올해 역시 출하량 감소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C는 지난해엔 코로나19로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컸지만 올해는 수요 자체가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팹리스가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급성장했지만 미국의 제재로 존재감을 잃고 있다"며 "규제나 투자 여력 때문에 첨단 기술 개발도 어려워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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