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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동원·사조·오뚜기…ESG 평가, 지배구조(G)에 발목 잡혔다


국민연금 반대 이사 선임·편법승계 의혹·소액주주 소통 등 각종 이슈 영향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최근 유통업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이 보여주기식 행보에 그치고 있단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농심, 동원산업, 사조산업, 오뚜기, 한세엠케이 등 기업들이 올해 ESG 평가에서 지배구조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 눈총을 받고 있다.

16일 한국ESG기준원(KCGS)에 따르면 농심은 올해 ESG 종합평가에서 C등급을 받으며 지난해 B등급 대비 한 단계 하락했다.

농심 2021년 지속가능보고서 표지. [사진=농심]
농심 2021년 지속가능보고서 표지. [사진=농심]

또 동원그룹 계열사 중 동원산업은 지난해 B에서 C로, 동원F&B는 B+에서 B로 떨어졌다. 사조그룹의 사조산업과 사조동아원, 사조대림도 2020년 B 또는 B+에서 모두 C로 강등됐다. 이와 함께 오뚜기는 C, 삼양식품은 B+, 한세실업 C등급을 보이며 전년 보다 떨어진 등급을 보였다.

ESG 등급에 있어 C등급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배구조체계를 갖추기 위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ESG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큼'을 의미한다. 또 D등급은 '환경·사회·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배구조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ESG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됨'을 뜻한다.

주요 기업들의 지배구조 등급이 낮은 이유를 보면, 우선 올해 지배구조에서 D등급을 받은 농심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병일 사외이사를 재선임한 게 영향을 줬다. 농심은 2019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 사외이사 선임했다. 농심 지분 11.84%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신 사외이사에 대해 농심기획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 출신으로, 이해관계에 따른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고 반대했었다.

이와 함께 올해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태경농산, 율촌화학, 농심엔지니어링과의 내부거래도 해소해야 할 과제로 여겨진다.

동원산업은 올해 진행됐던 합병에서의 발생했던 잡음이 문제였다. 동원그룹은 지난 4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산업 합병을 추진했지만, 합병 비율을 놓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한 차례 무산됐었다. 당시 KCGS는 "합법의 테두리하에서 선택할 수 있는 합병방법이었지만,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것이 명백하다"며 "이번 합병이 동원산업의 가치를 높이기 보다는 비상장 지주회사의 우회상장 효과가 더 크다"고 지적했었다. 동원산업은 환경과 사회부분에서 B등급을 받았지만, 지배구조는 C등급으로 평가됐다.

지배구조에서 D등급을 받은 사조산업은 편법승계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9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사조산업 본사를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의 장남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이 대주주인 사조시스템즈와 사조산업의 거래가 사조그룹 경영승계 작업과 연관이 있는지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했다.

한세예스24그룹의 계열사인 한세엠케이와 한세실업은 지배구조에서 나란히 C등급을 받았다. 두 기업은 이사회에서 사내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오너일가다. 한세엠케이에는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과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장녀 김지원 한세엠케이 및 한세드림 대표가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다. 또 김동녕 회장과 김익환 부회장은 한세실업 사내이사도 역임하고 있어 이사회 독립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오뚜기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지난해 B+등급에서 올해 C등급으로 하락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오뚜기가 관계사인 오뚜기라면지주와 종속회사인 오뚜기물류서비스지주를 흡수합병했고, 이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를 단순화된 결과가 내년에 반영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기업에서도 식품기업들은 기업 쪼개기나 분사를 많이 하고, 그러다보니 가족회사나 계열사와 많은 관계를 맺고 있어 지배구조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며 "경제에서 중요한 게 공정성과 효율성인데, 법과 원칙 대로 기업 경영에 매진한다면 지배구조도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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