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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면세업계, '리오프닝'에도 폐점·적자 늘어난 까닭


"중국 단체 관광객 들어와야 본격 회복"

[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면세업계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항공 규제가 해제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됐고 동남아 단체 관광객이 오기 시작한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는 되어야 본격적인 매출 회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올 하반기 영업을 종료한다. 지난 8일 호텔롯데 이사회를 통해 코엑스점의 특허 갱신 심사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코엑스점이 문을 닫으면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국내 점포는 명동 본점, 월드타워점, 부산점, 제주점 등 시내점 4곳과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 김해공항점 등 공항점 3곳으로 총 7곳이 된다.

◆ 시내면세점 입찰 '제로'…4월 면세점 매출도 상승세 꺾여

롯데면세점은 당분간 시내점을 늘리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동남아 해외 기업의 포상 관광객이 면세점을 찾고 있긴 하지만, 전성기로 돌아가기 위해선 중국 단체 관광, 크루즈 관광이 들어와야 한다"며 "현재는 시내면세점 숫자로 경쟁하기보다 체력을 키우고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 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시내면세점 확장에 큰 관심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마감된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에는 면세업계 빅4(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가 모두 불참했다. 이 때문에 한국면세점협회 집계 기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57개였던 국내 면세점은 5월 기준 48개로 줄었다.

이처럼 업계에서 신규 면세점을 늘리지 않는 건 면세점 주요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5~2021년 방한한 외국인 8천14만명 중 중국인은 관광객은 37.3%를 차지했다. 일본인(16.4%)의 두배가 넘는 수치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을 고강도 봉쇄로 대응하고 있다. 상하이 봉쇄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올해까지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실제 면세점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천833억원으로, 전월(1조6천630억원)보다 17% 감소했다. 지난 3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6천629억원으로 전월 대비 16.5% 증가했지만, 한 달 만에 회복세가 꺾였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월 면세점 매출 감소는 심천과 상하이 봉쇄 영향"이라며 "내국인 매출은 27% 늘었지만, 외국인 매출이 22%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면세점협회 관계자도 "면세사업을 주로 롯데·신라 등에서 하다가 독과점 이야기가 나와서 이후 중견업체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지금 같은 상황이면 시내면세점을 아무리 열어도 수익이 많이 안나는 상황"이라며 "면세점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대기업이 아니면 현 상황을 버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면세점 공항 임대료 매출 연동제 연장 여부 '촉각'…"하반기 신규 입찰 영향 줄 듯"

게다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면세점 공항 임대료 매출 연동제'가 연장되지 않으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말 공항시설사용료 및 상업·업무용 시설 임대료 감면을 올해 6월 말까지 연장했다.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제주점 앞에서 태국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호텔신라]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제주점 앞에서 태국 관광객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사진=호텔신라]

면세점의 수익구조를 살펴보면 인천공항 면세점의 경우 높은 임대료와 직매입 구조로 인해 적자 상태다. 실제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에 2020년 기준 매월 280억원의 임대료를 냈다.

직매입으로 인한 리스크도 여전하다. 면세업계는 통상 납품업체로부터 직접 상품을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이 때문에 창고·매장에 쌓인 상품, 즉 재고 부담을 면세점 사업자가 직접 진다. 가령 롯데면세점은 2019년 말 기준 총자산 2조5천172억원의 50% 이상인 1조3천275억원이 재고 자산이었다.

이에 따라 면세점 산업의 영업 이익률은 백화점 등 여타 유통사업의 영업이익률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2~9%인데 반해, 백화점은 9~13% 수준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의 경우 매입 시스템, 여행사에게 주는 송객 수수료 등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산업이고 매출이 커야 이 부분이 커버가 되는데 중국 단체 관광객이 오지 않아서 아직 회복을 말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기업들의 적자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면세점, 신세계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냈고, 신라면세점은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이 1년 전과 비교해 70%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서 '면세점 공항 임대료 매출 연동제'가 연장되지 않으면 업계에선 올 하반기 인천공항 면세점 신규 입찰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올 하반기 인천공항 대기업 사업권은 제1여객터미널 4개, 제2여객터미널에 3개로 총 7개다.

신세계면세점 한 관계자는 "현재 상하이 등 중국 일부 지역 봉쇄 해제로 다이공(보따리상)이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항공편이 아직 많지 않은 상황이라 소수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임대료 감면 혜택 연장 안 되면 상황이 더 안 좋아지기 때문에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권 기자(peac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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