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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韓 5G 28GHz 단말 있어도 못쓰는데…日 터진다 [김문기의 아이씨테크]


[日 5G 28GHz 가속화] 초기부터 저중고 주파수 B2C B2B 로드맵 세워 현실화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우리나라와 일본은 비슷한 5G 주파수 대역을 채택해 기업간거래(B2B)와 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나 그 양상은 다르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한발 늦게 5G를 상용화했으나 저, 중, 초고주파 대역에 이르는 다각적인 상용 로드맵 하에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B2C 시장에서는 중대역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으며, 5G 특화망 사업인 ‘이음 5G’는 현재 발을 땐 정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5G 주파수 운용에 있어 일본에 비해 한국이 느리다는 지적도 따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5G 초고주파를 지원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5G폰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5G 초고주파를 지원하지 않는 애플의 점유율은 56.8%로 전년대비 감소했다.

일본 이통사 KDDI 현장 직원이 야마노테선역 주변의 au 5G 전파 점검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KDDI]
일본 이통사 KDDI 현장 직원이 야마노테선역 주변의 au 5G 전파 점검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KDDI]

◆ 韓 보다 늦었지만…日 촘촘한 그물망 5G 전개

우리나라와 일본의 5G 전략 비교는 그 기반인 주파수 운용이 유사하기에 그 의미가 크다. 중대역(sub-6)과 초고주파 대역(mmWave)뿐만 아니라 중대역과 초고주파 대역에 이르는 5G 특화망까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일본은 저대역에 대한 5G NR 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5G 운영의 묘미를 살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지난 2019년 4월 중대역 주파수(3.5GHz)를 통해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한 가운데, 일본은 그보다 약 1년여 느린 지난 2020년 3월 25일이 돼서야 중대역을 통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할당한 28GHz(n257) 대역의 경우 2020년 9월 일본이 먼저 상용화에 나섰다. 일본의 초고주파 5G 상용화는 아시아 최초로 기록됐다.

일본 5G 초고주파는 2위 이통사인 KDDI의 기록으로 도쿄 등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다운로드 속도는 최대 4.1Gbps에 달했으며, 업로드 속도는 최대 481Mbps를 나타낼만큼 빠른 속도를 보였다.

KDDI 2021년 종합보고서에 담긴 일본 이통사 5G 주파수 운용 현황 [사진=KDDI]
KDDI 2021년 종합보고서에 담긴 일본 이통사 5G 주파수 운용 현황 [사진=KDDI]

2020년말을 기점으로 일본은 빠르게 28GHz 주파수에 대한 5G 서비스 보폭을 늘렸다.

일본 업계에 따르면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의 경우 오픈랜(Open RAN)을 지원하는 5G네트워크를 구축하고 3.7GHz와 4.5GHz, 28GHz에 이르는 각각 3개의 대역에서 5G를 서비스하고 있다. 대략 2만개 이상의 기지국이 지난해 이미 구축된 상태다. 28GHz 대역의 경우 지난해 수천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25년까지 70억 달러를 투입해 중대역은 약 8천개, 초고주파는 5천개 이상의 기지국을 설치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장 먼저 5G 초고주파 상용화에 나선 KDDI의 경우 2025년까지 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일본 인구 약 93%의 커버리지를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초고주파의 경우 1만3천여개에 달하는 기지국 구축이 목표다.

3위 사업자인 소프트뱅크도 오는 2025년까지 19억달러를 집행하고 초고주파의 경우 약 4천개의 기지국을 구축해 커버리지를 늘릴 방침이다. 4위 이통사 라쿠텐 모바일 역시 5G 초고주파 서비스를 2020년에 도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최초의 5G 초고주파 지원단말은 삼성전자 ‘갤럭시S20’이다. 국내서는 5G 초고주파를 지원하지 않았으나 일본은 지원했다. 갤럭시S20 단말의 하드웨어 측면에서 초고주파 지원이 가능했으나 우리나라 단말의 경우 안테나 등 일부 부품이 제외돼 출시되면서 이통사가 잠금을 해제하더라도 하드웨어적으로 초고주파를 쓸 수 없다.

즉, 우리나라 구형 5G폰의 경우 5G 초고주파가 활성화되더라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서 28GHz 주파수를 쓸 수 없다.

◆ 시작부터 B2C·B2B 투트랙…민·관 미래 내다본 성과

일본이 5G 초고주파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던 요인으로는 단순히 초기부터 소비자간거래(B2C) 시장만을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총무성은 2019년 1월 28GHz 대역의 900MHz 대역폭을 5G 특화망 주파수로 지정하고 기업의 신청을 받았다. 우리나라가 2021년 6월 5G 특화망 주파수를 지정했으니 대략 1년반 정도 늦은 셈이다.

아울러 일본은 2020년말 추가 5G 특화망으로 4.7GHz 대역을 지정해 공급했다. 초고주파 대역에 이어 중대역 주파수까지 열리자 일본 기업들이 5G 특화망 사업에 뛰어 들었다.

2021년초 5G 특화망 면허를 취득한 기업만 하더라도 약 50여개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비슷한 대역에 대한 5G 특화망 주파수를 공급했으나 현재까지도 5G 특화망 도입 사례가 3개뿐이 없는 것과 대조된다.

즉, 일본은 저, 중, 초고주파 대역에 대해 B2C뿐만 아니라 B2B 영역에서도 5G 서비스를 전개하면서 그에 따른 효과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에서는 QR코드를 통해 5G 28㎓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에서는 QR코드를 통해 5G 28㎓ 기반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그림의 떡' 아닌 그림 속에만 있는 韓 5G 초고주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최근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이통3사가 지난해말까지 구축한 28GHz 기지국은 총 312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28GHz 지하철 와이파이 공동구축 의무구축 수량이 추가되면서 할당 취소만 간신히 면했다. 다만, 지하철 기지국 역시 약 30개에 불과한 수준이다.

28GHz 주파수는 할당 당시 미래 불확실성으로 인해 이용기간이 5년으로 설정됐다. 즉, 내년에는 재할당 또는 주파수 경매를 진행해야 한다. 이통3사가 주파수 할당 자체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우리나라 5G 초고주파를 지원하는 단말은 이미 출시된 바 있다. 외산 스마트폰 2종이 한국의 5G 초고주파를 지원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갖춰 판매가 이뤄졌다. 다만, 5G 초고주파를 쓸 수 없도록 이통사의 잠금설정이 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출시된 대부분의 단말들이 초고주파를 지원할 수 있는 핵심 부품들이 제외된 채 경량화돼 판매가 이뤄졌기 때문에 단말 자체가 28GHz 주파수를 쓸 수가 없다”라며, “다만, 사각에 위치한 외산폰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슷한 대역을 이용하는 단말이 출시된 사례가 있는데 이통사 잠금해제를 통해서 초고주파를 이용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에릭슨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5G 가입건수는 44억건을 넘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7년까지 전세계 월평균 사용량인 41GB를 뛰어넘는 5G 이용량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권경인 네트워크솔루션 헤드 겸 CTO(전무)는 지난 5월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이매진 라이브 코리아 2022’ 기자간담회를 통해 “우리나라는 중대역에 집중하고 있으나 유럽과 중국, 대만은 저대역과 중대역을, 미국과 일본 등은 저대역과 중대역뿐만 아니라 초고주파수까지 고르게 활용하고 있다"라며, “전세계적으로 초고주파 사용이 확산되면서 내년말이면 초고주파수에 대응하는 스마트폰도 전체의 약 20%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대로라면 5G 초고주파 지원 스마트폰 20% 중 우리나라에 상용화된 단말은 단 1대도 해당되지 않을 수 있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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