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 공사가 결국 중단되면서 정비업계에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린 만큼 상징성이 큰 곳인 데다 소송은 불가피해지면서 양측 모두 천문학적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 분양시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시공사업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은 지난 15일 입장문을 내고 조합의 귀책사유로 인해 공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현재 해당 공사의 공정률은 52% 수준이다. 건물이 상당수 이미 올라간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해당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으로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천32가구(임대 1천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4천786가구에 달한다.
시공단과 조합의 대립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전임 조합장은 2020년6월25일 시공단과 기존 2조6천억원에서 5천244억원 늘어난 3조2천억원대 공사비를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시공단은 이를 근거로 사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현 조합은 전 조합장이 총회를 거치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한 만큼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조합장은 해임된 상태다. 반면 시공단은 당시 계약이 적법하게 개최된 관리처분총회를 기반으로 대의원회 의결을 거쳤고, 강동구청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은 만큼 문제없다고 맞선다.
조합은 공사중단이 10일 이상 지속될 경우 현 시공단과의 계약 해지를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태다. 앞서 조합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방침을 수립한 뒤 13일 대의원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지난 15일 0시부터 공사중단이 진행된 만큼 조합은 25일부터 14일간의 공고기간을 거쳐 시공단 계약해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갈등이 끝내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어느 누구도 승리자가 될 수 없는 게임으로 치닫게 된다.
조합은 이주비 1조2천억원, 사업비 7천억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다. 사업이 지연될수록 조합이 부담할 이자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시공단 역시 패소할 경우 막대한 지체보상금과 함께 지금까지 투입된 공사비 1조7천억원 금융비용을 감내해야 해야 하며 충당부채도 사전에 설정해야 한다.
조합원 역시 지난 1월부터 시공단의 사업비 지원 중단으로 이주비 이자를 떠안고 있는 데다 추후 사업 진행에 따른 추가분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무주택자를 비롯한 청약대기자들 역시 내집마련은 한층 멀어졌으며 서울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둔촌주공 사건은 단순히 시공사와 조합간 갈등으로 치부하기에는 매머드급 규모의 정비사업으로 건설업계와 정비조합, 조합원, 부동산 시장까지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며 "이들간 원만히 해결되는 게 사회적으로 바람직해보인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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