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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세계 최초 '로봇 친화형 빌딩'…네이버 '1784' 가보니


배송로봇 곳곳 누벼…연내 순차적으로 다양한 종류 로봇 적용될듯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네이버가 지난 13일 제2사옥 '1784'를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1784'는 세계 최초로 '로봇 친화형 빌딩'을 표방한 건물로, 네이버는 이곳에 로봇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기술을 접목해 '첨단 기술의 융합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제2사옥의 지번주소인 성남시 정자동 178-4에서 유래한 '1784'는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라는 의미도 담겼다. 산업적인 면에서 혁신을 이룬 산업혁명처럼, 네이버 제2사옥에서 로봇을 비롯해 새로운 기술을 토대로 한 혁신을 세상에 퍼뜨리겠다는 의미로 이 같은 이름을 붙였다.

네이버 제2사옥 '1784'의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의 모습. [사진=네이버]

◆식음료·택배 배송을 로봇이…네이버표 배송로봇 '루키'

지난 13일 방문한 '1784'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사옥 곳곳을 돌아다니는 자율주행 배송로봇 '루키'였다. 루키는 제2사옥 곳곳을 자유롭게 오가며 택배 소화물 배송, 식음료 배달 등 다양한 업무를 분주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구내식당, 카페 등 제2사옥에 배치된 편의시설 등에서 주문받은 물건을 받아 로봇에 입력된 목적지까지 전달해 준다.

'루키'는 외관상으로 기존에 출시된 배송로봇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클라우드와 5G(5세대 이동통신), 디지털 트윈 바탕의 '브레인리스 로봇'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의 두뇌 역할을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바탕의 멀티 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가 대신한다. ARC를 통해 1784 내에 있는 수많은 로봇들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데다가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와 알고리즘 업데이트가 수시로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곳곳을 누비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의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 곳곳을 누비는 자율주행 로봇 '루키'의 모습. [사진=네이버]

'1784' 내 공간은 실내 매핑로봇 'M2'에 의해 실시간으로 디지털 트윈 데이터가 업데이트된다. 이렇게 신속하게 업데이트된 데이터는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업로드되고, 이는 로봇들의 측위와 경로 계획 등에 활용된다. 이를 통해 '루키' 역시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빌딩 곳곳을 누빌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도 눈에 띄었다. 일반인과 분리된 공간을 통해 건물 내 수직 이동을 빠르게 할 수 있다. 로봇이 아크에 원하는 층을 전달하면 아크가 엘리베이터에 해당 층을 호출해 준다. 로봇 하나가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탑승 공간은 작지만, 관람차 방식을 접목해 여러 대의 로봇이 한번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를 토대로 로봇의 효율적 이동을 돕는다.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설치된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의 모습. [사진=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에 설치된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로보포트'의 모습. [사진=네이버]

이곳저곳을 누비는 만큼 건물 곳곳에는 루키를 위한 충전 공간도 마련됐다. 건물을 다니다가 배터리가 부족하면 자동으로 충전 공간으로 가서 스스로 충전을 시작한다.

다만 네이버가 오는 6월까지 전사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 아직 실제 로봇을 통한 주문 수는 많지 않은 편이다. 이날 역시 출근자 수가 많지 않아 전반적으로 제2사옥은 텅 빈 느낌이었고 '루키' 역시 그렇게 많은 숫자가 돌아다니지는 않았다. 상당수 로봇들은 건물 6층에 있는 업무지원센터에서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40여대의 '루키'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내 출근자 수가 많아지면 100여대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봇 개발의 산실 네이버랩스…다양한 로봇 실험 중

'1784'에는 '루키'뿐만 아니라 다양한 로봇이 실제로 기능할 전망이다. '1784' 2층에 입주한 네이버랩스가 제2사옥에서 운영될 로봇 개발에 한창이었다. 이 중 일부 로봇은 방문 당시 네이버랩스 사무실 내에서 시험 운영이 이뤄지고 있었다.

네이버랩스에서 개발한 양팔로봇 '엠비덱스'는 1784 내 카페 등의 공간에서 '루키'를 소독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건물 곳곳을 누비느라 더러워진 '루키'의 머리와 몸통 등을 정교한 팔과 손 동작으로 닦아주는 모습이 시연됐다. 조만간 2층에 사내 카페가 열리면 이곳에서 엠비덱스가 '루키'를 소독하는 파일럿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다.

네이버 제2사옥 '1784' 곳곳에서 볼 수 있게 될 '엠비덱스' 로봇. [사진=네이버]
네이버 제2사옥 '1784' 곳곳에서 볼 수 있게 될 '엠비덱스' 로봇. [사진=네이버]

드로잉로봇 '아르토원'에 대한 실험도 진행되고 있었다. 준비된 패드를 통해 로봇팔이 빈센트 반 고흐의 '자화상'을 그리는 중이었다. 패드가 부서지지 않게 적당한 힘을 주면서 섬세하게 붓터치를 하는 동작이 돋보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로봇에게는 이러한 동작이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안전하고 정밀한 힘 제어 로봇 기술과 사람의 운동지능을 학습하는 태스크러닝이라는 네이버랩스의 독자적인 기반 기술을 접목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서 볼 수는 없었지만 1784 내에는 IPX(구 라인프렌즈)의 대표 캐릭터 '브라운'과 '샐리' 모습을 한 로봇도 있다. 이들은 '익숙한 캐릭터를 활용한 로봇과 사람간의 상호작용 연구'라는 주제로 개발된 것으로 네이버랩스의 HRI(사람-로봇 상호작용) 연구 과제 중 하나다.

네이버 관계자는 "'1784'가 로봇 친화형 빌딩이라는 점은 로봇 선행 연구에 있어서도 큰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네이버 서비스 담당자들 역시 로봇 자체가 일상이 되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서비스와 융합을 기획할 수 있게 되는 만큼, 세계 그 어느 곳보다 거대한 로봇 실험실에서 앞선 기술과 서비스들이 차례로 선보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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