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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이재용, 상속 후 삼성 지배력 확대…10대 기업 총수 장악력 ↑


삼성, 이재용 중심 지배구조 더 공고해져…60개 총수일가, 평균 3.5% 지분으로 지배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사망으로 지분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은 2배 이상 늘어 지난 5월 기준으로 1.44%를 기록했고,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지분 2.02%로 삼성전자 최대주주가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아이뉴스24 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진=아이뉴스24 DB]

1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의 59개 상장·비상장 계열사의 전체 자본금 9조9천911억5천900만원(발행주식수X액면가) 중 454억2천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5월 1일 기준 0.46%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1년 사이 약 70% 확대된 셈이다.

◆ 이재용, 삼성 지배력 강화…10대 그룹 총수는 우호지분 확대

삼성은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상속 과정을 통해 핵심 계열사에 대한 오너일가의 지분율이 상승하면서 이 부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가 더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배구조의 핵심인 삼성생명 지분을 10.44% 갖게 되면서 개인 최대주주가 됐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에게 지분을 상속 받기 전까지 지분율이 0.06%(12만 주)였으나, 상속 이후 10.44%(2천87만9천591주)로 늘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7.48%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도 지난해 17.33%에서 올해 17.97%로 증가했고 삼성전자 지분율 역시 같은 기간 0.62%에서 1.44%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홍라희 전 관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8%에서 상속 후 2.02%로 늘었다. 삼성물산 지분은 기존에 보유하지 않았지만 이번 상속으로 0.96%의 지분을 갖게 됐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도 각 계열사별로 지분율에 변화가 있었다. 이부진 사장의 지분율은 ▲삼성물산 5.55%→6.19% ▲삼성생명 0%→6.92% ▲삼성전자 0%→0.82%로 각각 늘었다. 이서현 이사장의 지분율은 ▲삼성물산 5.55%→6.19% ▲삼성생명 0%→3.46% ▲삼성전자 0%→0.82%로 각각 증가했다.

이에 따른 삼성그룹 내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지난해 0.94%에서 올해 0.96%로 0.02%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지난 2013년(3.0%)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분 비율은 각 그룹 계열사 전체 자본금 중에서 총수 또는 총수 일가가 보유한 주식가액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그룹 총수 개인은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낮아진 평균 0.8%만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1.4%)에 비해 0.6%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10대 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국내 10대 그룹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2.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반면 10대 그룹의 내부 지분율은 계열사 출자 등의 영향으로 전년 보다 0.9%포인트 늘어난 57.7%로 집계됐다. 2002년 45.9%에 비해선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내부 지분율은 총수일가의 주식 비중에 임원, 계열사 등의 지분을 합친 것으로, '우호 지분'을 뜻한다.

이에 각 그룹들은 계열사를 통한 지분 보유량을 늘리면서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이전보다 더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SK의 경우 총수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전체의 0.49%에 불과하지만 계열사가 가진 주식 등을 모두 합친 내부 지분율을 60.41%가 넘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20년간 10대 그룹의 내부지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계열사의 지분율은 총수일가에 비해 변동폭이 커 전체 내부지분율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큰 듯 하다"고 설명했다.

◆사익 편취 사각지대 늘어…IT 기업 2세 지분 보유도 ↑

71개 기업집단 중 총수 있는 60개 집단의 평균 내부지분율은 58.0%로 지난해(57.0%)대비 1.0%포인트 증가했다. 또 총수일가는 평균 3.5% 지분을 직접 보유하면서 주로 계열회사(51.7%) 및 자기주식(2.4%) 등을 통해 기업집단을 지배하고 있었다. 동일인(총수)은 59개 집단 소속 261개 계열회사에 대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회사들에 대한 총수의 평균 지분율은 8.6%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총수일가들은 계열사 480곳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다. 평균 주식 지분율은 10.0%다. 총수 일가 주식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KCC(35.59%), 한국타이어(32.88%), 중흥건설(32.23%)이었다. 반면 IMM인베스트먼트(0.15%), SK·현대중공업(각각 0.49%)은 낮았다.

총수 일가 주식 지분율이 없는 계열사는 60개 집단 내 1천941곳(80.2%)으로 집계됐다.

총수일가 보유지분이 30%(비상장사의 경우 20%) 이상인 회사인 사익 편취 규제 대상회사는 57개 집단 소속 265개 사(총수 있는 60개 집단의 2천421개사 중 10.9%)로 지난해(50개 집단·210개 사) 보다 55개 사 증가했다.

사익 편취 규제 대상회사의 총수일가 평균 지분율은 58.2%로 지난해(56.6%)보다 1.6%포인트 늘었다. 사익편취규제 대상회사가 많은 상위 3개 집단은 SM(16개), 효성(15개), 중앙(14개) 순으로 조사됐다.

사익 편취(일감 몰아주기)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 수는 1년 전보다 56곳 증가한 444곳으로 나타났다.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 회사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새롭게 지정된 대방건설이 36곳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이 10곳, IS지주, 반도홀딩스·MDM·중앙이 각 4곳씩을 보유하고 있는 등 신규 지정 집단에서만 67개가 증가했다.

대방건설의 뒤를 이어 사익 편취 규제 사각지대 회사를 가장 많이 보유한 공시대상기업집단은 GS(23곳), 호반건설(20곳), 신세계(19곳), 하림(18개) 순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일가 주식 지분율이 20~30% 미만인 상장사, 사익 편취 규제 대상사의 지분율이 50% 이상인 자회사, 상장 사각지대 회사의 지분율이 50% 이상인 자회사는 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이들이) 사각지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총수 2세가 취득한 지분은 이번에 IT 기업에서 두드러졌다. 실제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아들과 딸이 각각 0.06%의 카카오 주식을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넥슨에서만 총수 2세가 2개 사에 대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카카오, 넥슨 등 IT 주력 집단 소속 3개 회사를 포함해 44개 집단 소속 182개 계열회사에서 총수 2세들은 평균 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집단은 한국타이어(30.7%), 반도홀딩스(12.1%), DB(10.8%), 동원(9.8%), 중흥건설(7.8%) 순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4% 미만의 적은 지분으로 계열회사 출자 등을 활용해 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총수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대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신규지정집단과 IT주력집단에 대한 감시 필요성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IT주력집단은 총수 2세의 지분보유, 해외계열사의 국내계열사 출자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및 사각지대 회사도 보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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