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동의 창업경험담] ② "시간관리 잘해야, 읽어라, 지분구성은 신중"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이 전하는 ‘창업 메시지’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이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성동의 창업경험담’이란 글을 연재했다. 창업과정과 어려움, 그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일을 공유하면서 창업에 나서는 이들에게 ‘노하우’를 전했다. 구체적 내용과 실체적 상황을 담은 내용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많은 이들이 이글을 통해 창업의 현실과 마주했다. 박성동 의장의 창업당시 ‘떨림’이 창업하려는 이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아이뉴스24는 ‘박성동의 창업경험담’을 몇 차례 나눠 싣는다. 쎄트렉아이는 우주항공, 인공위성 개발, 위성 플랫폼, 광학 탑재체, 위성영상 등을 개발하는 업체이다. [편집자 주]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

#4. 시간 관리를 잘해라

-가장 중요한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배분하고 있는가?

[박성동 쎄트렉아이 이사회 의장] 창업자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 밤늦게까지 일하는 건 당연하고, 주말도 별반 차이가 없다. 납품 일정에 밀리면 회사에서 밤을 새우고 일하는 것도 부지기수로 벌어진다. 결혼 전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은데 대다수 창업자는 그들과 함께 아침저녁으로 같이 식사하고, 주말에는 가까운 유원지에라도 나가길 바라는 토끼 같은 자식과 여우 같은 와이프가 있다.

여느 월급쟁이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창업자들에게는 사치스러운 일상처럼 느껴진다. 그러지 못해서라기보다는 마음에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늘 외줄 타는 심정으로 긴장하면서 지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시급하고 쉽게 처리할 수 있는 일에 가장 먼저 손이 간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항상 뒤로 미뤄진다. 중요한 일은 다이어리에 포스트잇으로 적어두고 하나씩 지워 나가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간혹 후배 CEO들이 시간 관리에 대한 팁을 가르쳐달라고 하는데, 나는 이렇게 조언한다.

우선 얼마나 많은 시간 일하고 있느냐 보다, 내가 얼마나 중요한 일에 많은 시간을 배분하고 있는지, 혹시나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정말로 중요한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배분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본인이 해야 하는 일을 더도 말고 딱 10가지만 적어보라고 한다.

그다음 각각의 중요도를 합이 100%가 되도록 나눠보라고 한다. 10가지 정도의 업무를 적는 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10가지가 각각 10%만큼 똑같이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도가 높은 순으로 1번부터 10번까지 구분하도록 한다. 통상적 기상 시간부터 취침시간까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0분 단위(15분 단위면 더 좋다)로 표를 만든 다음 실제 1주일(가능하다면 4주 정도) 동안 30분 단위로 취침 전에 그날 일과를 표에 기록한다.

1주일이 지나고 나서 일과표를 보고 기록된 업무들 각각을 1번부터 10번까지로 분류한다. 1번부터 10번까지 해당되지 않는 업무가 있다면 ‘기타’로 구분해도 좋다. 그다음 1주일 동안 자신이 소비한 전체 시간을 1번부터 10번까지, 기타 업무로 구분해 보라.

이제 눈에 띌 것이다. 자신이 해야 하는 역할 대비 실제 자기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1번부터 10번까지 각각의 중요도 비율과 실제 사용한 시간을 곱해서 전부 더하면 내가 얼마나 시간을 잘 사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절대적 척도가 될 것이다.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철저히 분석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낮은 비중을 부여한 업무에 투입된 시간을 줄여야 한다. 의식적으로 시간 배분을 줄이든지, 다른 사람에게 그 업무를 맡겨야 한다. CEO가 신입사원이나 경리가 해야 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면 당연히 그들에게 업무가 가도록 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나는 매 주초, 매 월초에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 A5 크기의 포스트잇에 기록해 업무 다이어리에 붙여두고 하나씩 지워 나간다. 마무리된 것은 동그라미로, 실패한 것이나 포기한 것은 X로, 일정이 뒤로 미뤄진 것은 새로운 일정을 기록해 둔다. 그렇게 구분된 것은 월 단위로, 분기 단위로 다시 확인한다.

물론 한 해가 마무리될 때면 일년 동안 기록해 둔 것들을 다시 찬찬히 확인해서 내년으로 넘어가야 할 일들을 뽑아내고, 거기서 새로운 ‘해야 할 일’ 목록을 만들어 새해 업무 다이어리 첫 장에 붙인다.

어떻게 시간을 효과적으로 배분하는가 하는 것도 중요한데 사업에 있어 가장 큰 조력자인 배우자를 동업자로 만드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배우자가 시니컬하게 반응하면 우선 본인이 힘들어지고 가정도 힘들어진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소상하게는 아니더라도 배우자와 공유하는 게 좋다. 간단히 말해서 공동정범(?)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민스러운 일이 있다고 밖에서 불필요한 술자리는 만들지 마라. 술자리에서는 마치 나를 이해하고 내 편이 되어 주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아무도 내 편이 돼 주지 않는다. 오히려 일찍 집에 들어가서 애들 재우고 와이프랑 와인 한잔해라. 회사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고, 어떤 고민과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지 공유해라. 내일 아침 밥상이 달라진다.

창업 이전에도 그랬는데 결혼 후 아이들이 어릴 때 집사람의 바람은 애들이랑 저녁 식사를 같이하고 애들이 잘 때까지 함께 시간을 보내 주기를 바랐다. 그런 집사람의 기대에 맞춰주기 위해 애들이 잘 때까지 같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늘 10시가 되면 다시 사무실로 나가 새벽까지 일하다 돌아왔다.

주말에도 거의 사무실로 나갔는데 거의 매번 토요일이나 일요일 하루를 정해 낮에는 밖에 나가서 애들이랑 놀아주고 밤에는 다시 사무실로 나왔다. 그런 나의 노력을 아내도 가상하게 생각해 준 것 같다.

P.S>>주 52시간 근로제는 정부 입장에서 노동자의 권익과 건강권 보장을 위한 선택일 것이다. 24시간을 3교대로 운영하는 제조업의 경우에는 52시간을 3교대에서 4교대로 바꿀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한편으로 고용을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했을 것이다. 대기업을 포함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기업에는 고용이 최고의 복지라는 측면에서도 충분히 강제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다만 스타트업에게 주 52시간제를 강요하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정책이라 본다. 스타트업이 데스밸리를 통과하기 전까지만이라도 이들에게는 신축적 고용과 노동시간을 가능하도록 해 줘야 한다고 본다.

#5. 책을 읽어라

-어디 가서 배울 시간도 부족하고, 직원들에게도 눈치 보인다.

-독서는 직원들에게 전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습관이다.

창업하고 나면, 고객을 만나는 때를 제외하고는 회사를 비우기 힘들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은 영업도 담당하고 개발도 하기 때문이다.

어디 교육받으러 간다고 몇 시간 자리를 비우기도 직원들에게 눈치 보인다. 어지간한 교육은 몇 번 다녀오고 나면 강사들이 얼마나 성의 없이 강의하는지 알게 된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강의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꼭 만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모든 것 제쳐놓고서라도 가야 한다. 결과적으로 늘 시간이 쫓기는 게 현실이다. 괜찮은 교육은 대부분 서울에서 열리고 거기 다녀오려면 하루를 버려야 한다. 요즘은 유튜브만으로도 해소되는 경우가 많긴 한데.

난 책을 주로 읽었다. 저녁에 자기 전에, 기차를 타고 서울 가는 일이 있을 때, 특히 외국에 출장 갈 때는 꼭 두 권씩 책을 들고 간다. 대전에서 공항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비행기 안에서, 일과를 마치고 나면 호텔에서 책을 읽는다. 평균 한 해에 50권 정도를 읽은 것 같다. 책을 읽을 때는 꼭 밑줄을 쳐 두고 중요한 것은 표지에 기록해 둔다. 다음에 그 책이 필요하면 중요한 부분만 빨리 읽는다.

예전에는 경영학을 중심으로 봤는데 지금은 철학이나 역사를 비롯해 잡식성으로 책을 고른다. 특히 요즘은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책을 많이 읽는 편이다. 이렇게 읽은 책 중에서 가슴에 와 닿는 구절은 따로 노트에 옮겨 적어두는데 강연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을 때 요긴하게 활용한다.

언젠가 회사 가족 모임을 할 때, 한 직원 부인이 이렇게 전했다.

‘사장님이 책을 많이 읽어서 평소에 책을 읽지 않던 남편이 책을 읽게 돼서 너무 고맙다.’

좋은 습관은 자기에게도 유익한데 주변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유익하게 전파되는 것 같다.

참고로 그동안 내가 읽은 책 중에서 CEO들에게 추천할만한 경영 서적은 다음과 같다.

-사장으로 산다는 것 (서광원)

-사장의 일 (하마구치 다카노리)

-성공하는 CEO의 습관 (김성회)

-공병호의 사장학 (공병호)

-리더의 불편한 진실 (이충현)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경영의 수준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 (변대규)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짐 콜린스)

-기업가 정신의 힘 (한정화)

-무엇을 버릴 것인가 (유필화)

-기업가정신 (피터 드러커)

-불타는 투혼 (이나모리 가즈오)

-어떻게 의욕을 불태우는가 (이나모리 가즈오)

-거인과 싸우는 법 (이기형)

-삼국지 권력술 (오치규)

-혼·창·통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스마트경영 (송재용)

-파괴자들 (손재권)

-살아있는 기업, 100년의 기업 (아리 드 호이스)

-히든 챔피언 글로벌 원정대 (헤르만 지몬)

-나는 왜 사람이 힘든가 (남상훈)

-3분 고전 (박재희)

-매니지먼트 (피터 드러커)

-변화 리더의 조건 (피터 드러커)

-제로 투 원 (피터 틸)

P.S>> ‘나도 창업이나 한번 해 볼까?’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은 ‘사장으로 산다는 것’을 읽어 보시고, 그다음 부인에게도 그 책을 읽어 보게 한 다음 결정하기를 ‘꼭’ 권한다. 부인이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창업하면 안 된다. 창업은 배우자의 적극적 후원이 없이는 너무나 힘들고 외로운 길이니까.

#6. 지분구성은 신중해야 한다

-지분구성은 책임의 무게에 따라야 한다.

-감사함을 지분으로 표시하지 마라.

‘3명의 친구가 창업하면 어떻게 지분을 나누어야 할까?’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고 창업교육 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마 강사도 몰라서 그럴 거다. 아니,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3명이 창업하면서 3분의 1씩 지분을 나누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선택이다. 지금 그런 회사가 있으면 당장 날 찾아와라.

창업기업의 CEO는 50% 이상의 과점지분을 가지는 게 좋다. 60~70%쯤이면 금상첨화다. CEO가 90%를 가지는 것은 1인 기업이 아닌 이상 보기 좋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CEO를 제외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10%만큼의 책임만을 진다는 것인데.

지분구성과 관련해 창업 시점에 CEO가 과점지분을 갖도록 하는 것 외에 고려해야 할 점은 현 창업팀 내의 핵심인력뿐 아니라 이후에 합류할 우수인력에 대한 것이다.

창업 시점에 3명의 친구가 60%(CEO), 20%(친구1), 20%(친구2)의 비율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설사 초기 단계에서 투자유치를 했다 하더라도 세 사람은 최소생계유지 이상의 급여 수준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를 합류시킨다면 시장가치로 급여를 줄 수 있을까? 새로운 멤버의 능력과 회사에서의 역할이나 책임의 수준에 따라 대우가 달라지겠는데 두 명의 친구들과 같은 수준이라면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럴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첫째, 대기업 수준 이상의 급여를 준다. 둘째, 두 명의 친구들과 같은 수준의 급여를 주되 동일한 비율의 주식을 준다. 셋째, 중간 수준의 급여를 주되 10% 정도의 주식을 주거나 스톡옵션을 배정한다 등이 가능할 것이다.

스톡옵션이 아니라 기존 주식을 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친구는 CEO가 가진 ‘많은’ 주식 일부를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CEO는 기존의 세 사람이 함께 같은 비율로 주식을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이유로 창업팀이 깨지는 경우가 많다는 건 불편한 현실이다.

정답은 없는데 창업선언문 일부로 이런 내용이 들어가는 게 좋다. 창업 멤버 수준의 우수인력을 데려올 때 합의에 의해 데려올 것인지, 이들에 대한 대우는 어떻게 하고 구주 또는 스톡옵션을 어떻게 나눠줄 것인지, CFO나 CMO처럼 창업멤버들이 할 수 없는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우할 것인지 미리 합의해 두는 게 창업팀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사람은 지나고 보면 별것도 아닌 사소한 것 때문에 마음 상하는 법이다.

나의 경우에는 회사 창업 당시, 명예교수셨던 은사님 한 분이 최대지분을 가지셨고 창업팀을 포함해 함께 연구소에 있던 사람들이 동일하게 500만원씩을 투자했다. 정말 무지한 사람들이었다. 아니 무책임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 우리별 위성을 만들던 팀이 창업했다는 소문이 나면서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들이 투자의향을 전해 오면서 회사의 독특한(?) 지분구성이 문제가 됨을 지적하면서 2005년 1월에 처음이자 마지막 투자유치를 할 때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 당시 비협조적인 한 명의 교수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 심지어 투자했다는 사실도 잊어버리고 있었던 직원도 있었다. 당시 무임승차한 주주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잊어버리는데 적지 않은 마음의 상처가 있었다.

아니다 싶을 때 일찍 회사를 접고 새로 시작해야 했는데, 이미 다년 사업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라 기존 회사를 접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기도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것도 지금 생각해 보면 핑계인데.

창업한 후배 중에 한 친구가 나에게 주식을 주겠다고 들고 온 적이 있었다. 그들의 창업과정에 내가 큰 도움을 줬다는 이유였다. 나는 혼을 내서 돌려보냈다. 사업이 성공하면 그때 사례하라고 했다. 람보르기니 한 대 사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고.

P.S>> 창업팀 간의 지분구성에 대해서는 정말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 어디 가서 속 시원하게 물어볼 데를 찾기도 힘들다. 회사가 힘들 때는 전혀 이슈가 되지 않은데 회사가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외부투자를 받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고민거리가 지분구성이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외부 투자유치 이전에 지분구성은 제대로 정리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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