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의 아이씨테크] ⑦ '3.5GHz vs 28GHz'…5G 속도는?


5G 대역으로 초고주파 설정했으나 전세계 머리 맞대 ‘고심’

5G 진위 논란이 뜨겁다. 여기저기 ‘진짜 5G’가 쏟아진다. 하지만 진짜 가짜는 논하기 전에 이를 판단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들이 명확치가 않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하기는 했으나 최고 5G에 이르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간의 노력이 가짜는 아니다. 왜 이런 5G 진위 논란이 발생하게 됐는지, 지난 4G 상황과 다른지, 향후 5G 진화 발전방향을 시작점부터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동통신 속도를 결정 짓는 핵심 요소는 ‘주파수’다. 주파수 대역과 총량은 마치 이동통신의 토양과도 같아 더 넓고 더 많으면 속도는 그만큼 향상된다.

5G 시대는 트래픽 폭증으로 인해 더 많은 주파수 대역을 필요로 한다 [사진=아이뉴스24]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나란히 3.5GHz 주파수 대역에서 5G를 상용화해 보다 촘촘한 전국망 구축에 힘을 들이고 있으나, 고객들이 아직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28GHz 주파수 대역에서의 5G 상용화를 고대하는 이유는 4G LTE 대비 크게 오르는 속도 체감을 누구보다 빠르게 느끼려 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실제로 주파수 특성상 대역이 더 높고 총량이 더 많은 28GHz 대역에서의 속도 향상은 당연한 예측이다.

현재 이통3사가 상용화한 3.5GHz 주파수 100MHz 대역폭(LG유플러스는 80MHz폭)에서 낼 수 있는 이론상 최대 5G 다운로드 속도는 1.5Gbps다. 하지만 현재 보유하고 있는 28GHz 주파수 800MHz폭에서 낼 수 있는 속도는 이론상 최대 4.2Gbps에 이른다. 무려 3배 가까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얻는 것이 있다면 반대로 잃는 것도 있다. 대역이 오르면 오를수록 직진성이 커지고 투과율이 낮아진다. 즉, 강한 신호 대비 멀리 도달하지 못한다. 커버리지 확보에 어려울 수 있다.

주파수는 전파나 음파가 1초 동안 진동하는 횟수를 말한다. 보통 100MHz라고 한다면 1초에 1억번 진동하는 전파라는 의미다. 저주파라면 1초라는 동일한 간격에서 곡선이 완만하게, 고주파라면 곡선이 가파르게 오르내린다.

단순화해 사람의 성격에 비유한다면 저주파는 느릿느릿 유연한 사고를 가진 사람, 고주파는 급하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과 비슷하다. 저주파는 장애물이나 건물, 벽 등을 만나면 설렁설렁 잘 넘어가지만 고주파는 화를 내며 자기 고집을 내세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저주파는 에너지 소비가 적어 더 멀리가지만, 고주파는 한번에 분노해 에너지를 고갈, 더 가지 못한다고도 할 수 있다.

28GHz 주파수 커버리지 반경은 약 100~150m 수준이다. 거시거리(LOS) 반경의 경우 완벽하게 확보될 경우에는 3.5GHz 대비 9% 가량 면적이 줄어들기는 하나 제한적으로 확보될 경우에는 64% 수준까지 면적이 줄어들게 된다.

전파특성상 일상 생활 수준 환경에서 일어나는 차폐로도 전송속도 저하폭이 높아 균일한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

주파수 특성 비교 분석 [사진=아이뉴스24]

◆ 대역 오를수록 더 노력해야

우리나라가 4G LTE로 운용하고 있는 가장 높은 대역은 2.6GHz 주파수다. 2013년 당시에도 고대역으로 취급받아 최저경쟁가격에 낙찰된 바 있다. 이후 기술발전을 통해 대역폭 운용효율성이 높아진 결과 2016년에는 최종 라운드까지 경합을 벌인 결과 낙찰받을 수 있는 대역으로 격상됐다.

3.5GHz 주파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는 더 높은 대역을 쓰기 때문에 5G 특성에도 맞고 커버리지 확보를 위한 효율화된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LTE 때는 기지국(사이트)당 하나의 장비에 안테나가 여러대 연결되는 형태였으나 5G에서는 안테나와 장비가 일체화된 AAU(Active Antenna Unit)로 대체됐다. AAU 한대 당 약 120도의 빔 반경을 갖고 있어, 대략 360도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약 2~3개의 장비가 하나의 기지국에 구축돼야 한다. 또한 도달거리가 LTE 대비 짧아 좀 더 촘촘하게 기지국 구축에 나서야 한다.

실제로 이통3사의 5G 설비투자(CAPEX)는 LTE 대비 높다. LTE는 2012년부터 4년간 총 28조원 가량을 투자했다. 5G의 경우 2019년 8조8천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난해까지 16조2천억원을 투입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난해부터 오는 2022년까지 24.5조원에서 25.7조원 가량을 설비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3월 기준 개통 완료된 5G 기지국은 35만7천식에 이른다. 5G 상용화 초기보다 약 6배 가량 더 많아졌다. 주파수 이용계획서상 구축 계획보다 3배 빨랐다.

다만, 28GHz 주파수의 경우 동일 건물 내 장비를 구축 했을 때 3.5GHz 대역 대비 약 20배 정도 장비가 더 필요하다는게 업계 추정이다. 28GHz는 장비 생태계가 아직까지는 부족해 제조사별 인빌딩 전용 장비 개발이 아웃도어 대비 더딘 상태로 알려져 있다.

KT가 5G 28GHz 인빌딩 품질을 측정하는 모습 [사진=KT]

◆ 우리나라만의 문제 아니다…전세계 초고주파 ‘고심’

28GHz 주파수 대역은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파수 경매를 준비할 당시 총 3천MHz폭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이통사의 요구로 이 중 2천400MHz폭만이 경매 매물로 확정됐다.

네트워크 장비업체와 단말 칩셋업체들은 28GHz 주파수에서 100MHz대역 8개를 묶어(8CA)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상태였기 때문에 주파수를 더 많이 확보한다고 해서 효율성을 담보할 수 없었다.

정부는 기존과 달리 28GHz 주파수 경매 조건을 통상적인 수준에서 완화했다.

10년 단위로 할당했던 주파수 이용기간을 28GHz 주파수는 5년으로 절반 줄였다. 당시 과기정통부는 극단적 불확실성과 기술안정성, 서비스 발굴 미비 등으로 기술적 성숙도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 테스트 기간으로서 5년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망 의무구축 역시 3년내 15% 수준인 1만5천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기존보다 더 완화된 조건을 내걸었다.

이같은 결정은 주파수 특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컸기 때문이다.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초고주파에 대한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개척 사례로 그만큼 리스크도 상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28GHz 주파수 한계를 극복하는데 실패한 사례가 줄줄이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5G 초기 커버리지 확보를 위해 중저대역 주파수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실제로 올해 초 기준 20GHz 이상의 초고주파 대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 중인 통신사는 미국과 일본, 대만,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4개국에 불과하다.

앞서 나섰던 미국의 사례가 컸다.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은 초고주파 대역 5G 성공률에서 0.5%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6Hz 이하(Sub-6) 중저대역 주파수 면허를 확보하기 위해 455억달러(약 51조원)을 쏟아 붙는 등 중저대역 주파수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미국 FCC가 5G 서비스를 위한 대역으로 C밴드(Sub-6)인 중대역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사진=윤영찬 의원실]

미국에서 국내와 비슷한 로드맵을 구상하고 있는 곳은 T-모바일이다. T-모바일은 버라이즌, AT&T의 초고주파 5G 대신 저주파 600MHz에서 5G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말 미국 사업자 중 최초로 전국 5G 네트워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올해말까지 미국 인구대비 90%에 해당하는 커버리지 구축이 목표다. 2022년에는 97%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진행 중인 스프린트 합병을 통해 중대역 주파수인 2.5GHz 대역도 확보했다. 저대역에서 커버리지를 확보했다면 중대역에서 속도와 용량을 더 늘릴 수 있다. 올해 초 중대역에서 인구대비 40%에 해당하는 커버리지를 구축했다. 2023년말에는 90%에 해당하는 9억명을 달성할 계획이다.

다만, T-모바일 역시도 초고주파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확정 짓지 못했다.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결국 28GHz 주파수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생태계가 갖춰졌을 때 비용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 물론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겠으나 섣불리 서비스를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5G 세계 최초 상용화 이후 품질 문제로 인해 고객들의 지적을 받은 이통사가 다시 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은 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문기 기자(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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