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엔데믹, 과학적 해법 찾다] ② “언제, 어디서 시작됐나”


조금씩 풀리는 코로나19 기원설…인수공통감염병이라면 ‘또 다른 감염’ 가능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 기원설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다. 코로나19 기원을 파악해야 하는 것은 일종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최초로 발병해 인간이 전염됐는지를 알아야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러 조사 결과 인수공통감염병에 무게가 실리면서 정확히 매개 감염원이 어떤 동물인지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강조했다. 매개 감염원이 파악되지 않으면 그 동물로부터 또다시 인간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보자. ‘코로나19(COVID-19)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WHO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COVID19는 SARS-CoV-2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WHO는 2019년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성 폐렴’ 사례 집단보고에 이어 이번 신종 바이러스(COVID-19)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

3월 2일 WHO 코로나19 대시보드. 전 세계적으로 1억1천414만명이 감염됐고 253만5천명이 사망했다. 과연 그 시작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기원설을 두고 과학자들의 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WHO]

코로나19 기원설은 아닌데 WHO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기원설, 왜 중요한가

코로나19는 ‘역학조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어떤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보건당국은 해당 감염자에 대해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를 파악해야 이후 감염확산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학조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코로나19 기원설도 다르지 않다. 역학조사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정확한 사실관계가 구명돼야 한다. 정확히 언제, 어디서, 어떻게 코로나19가 시작됐는지를 파악해야 감염확산은 물론, 이후 대응체계를 고민하고 마련할 수 있다.

김동현 한국역학학회 전 회장(한림의대 교수)은 “코로나19 기원설을 알아야 대응방법, 이후 비슷한 사례에서 대비책 등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인수공통감염병인지, 아닌지 등 구체적 감염경로가 파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WHO가 코로나19 기원설에 대해 결정적 조사 시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내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부분은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부분으로 과학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게 없다는 설명이다.

◆WHO의 몇 가지 패착, 여전히 전 세계적 비판에 직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WHO의 태도와 자세를 두고 여전히 비판적 시각이 존재한다. 우선 ‘팬데믹’ 선언 시기를 놓쳤다는 부분이다. 2019년 12월 말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 WHO는 긴급 비상회의를 열었는데 PHEIC 선언 시기를 유예했다. 2차 긴급회의에서 마침내 국제보건비상사태(PHEIC)를 2020년 1월 30일 선언한 바 있다.

WHO의 두 번째 패착은 코로나19 기원설에 대한 적절한 조사시기를 놓쳤다는 부분이다. 지난해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퍼졌을 때 조사를 본격화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WHO는 1년이 흐른 지난 1월 중국 우한을 방문해 조사했다. 뒤늦은 조사에 기원설이 제대로 파악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가 많다. 실제 “기원설을 밝히기 매우 어려울 것”이란 어두운 전망까지 한다.

과학 매체 네이처는 이를 두고 “코로나19 기원설을 두고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며 “지난 2월 WHO 보고서 이후에도 코로나19 기원설에 대한 조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과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WHO가 관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WHO]

WHO 코로나19 기원 조사단은 지난 1월 중국 우한을 방문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지난 2월 9일 우한에서 관련 기자 브리핑을 열었다.

WHO 조사단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그동안 가설로 제기됐던 실험실 유출이론은 배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2019년 12월 이전에 과학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실 누출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처음으로 코로나19가 전염됐을 것으로 제안했다. 여기에 중국의 ‘냉동 야생 동물’을 통해 퍼졌을 것이란 가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앤젤라(Angela Rasmussen) 미국 조지타운대 바이러스학자는 “2주 동안의 WHO 조사로 코로나19 기원설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에는 부족하다”며 “다만 이번 조사를 계기로 중국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공유하는데 상당히 폐쇄적이었다. 자료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무엇보다 지난 1월 WHO 조사에는 중국 과학자 17명, 국제 과학자 17명이 동참했다. 이 같은 조사단 규모를 두고 전 세계 바이러스학자 등 관련 전문가들은 ‘중국과 WHO의 협력적 관계’가 더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기원설을 밝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자료협조와 공개이기 때문이다.

제이슨(Jason Kindrachuck) 캐나다 매니토바대 미생물학자는 “코로나19 기원설을 두고 전염병이 1년 동안 확산되고 각국의 책임 소재를 따지는 등 과학이 아닌 정치적 논쟁으로 악화하면서 코로나19 기원설을 밝히는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학적 접근이 아닌 정치적 접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기원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투명한 정보 제공과 관련 데이터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WHO 기원설 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WHO 조사단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발발 초기를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첫 감염 시기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조사단은 2019년 하반기부터 도시와 주변 후베이성의 건강 기록을 검토했다. 인플루엔자와 같은 질병, 심한 호흡기 감염의 비정상적 변동, 감기와 기침약 구매, 특히 폐렴과 관련된 사망자를 찾아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RNA에 대해 약 4천500명의 환자 샘플을 후향적으로 테스트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에 대한 혈액샘플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2019년 12월 이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도시에서 유포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인수공통 감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나

WHO 조사는 앞으로 더 넓은 지역에 대한 추적조사로 이어져야 한다고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인수공통감염병이란 가설에 무게가 실리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조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사단은 동물 기원 이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코로나19를 사람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동물의 종류는 확인하지 못했다. 정확히 어떤 동물로부터 유래됐는지 파악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한 규명 과제이다.

WHO 코로나19 기원 조사단이 지난 1월 중국 우한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니콜라이(Nikolai Petrovsky) 호주 플린더스대 면역학자는 “특정 동물로부터 코로나19가 인간으로 감염이 됐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며 “앞으로 몇 년 동안 같은 동물 숙주에게서 인간으로 유사한 코로나19 감염이 반복적으로 전염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조사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본과 태국, 캄보디아에 사는 박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달 12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기원설과 관련해 “조사단과 협의한 결과 모든 가설이 열려있고 추가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며 “지난달 1월 조사로 모든 답을 찾아낼 수는 없는데 코로나19 기원설을 이해하는데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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