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관치금융 비판 거세지자…금융위 "배당 축소 권고,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한 것"


"선진국도 코로나19 상황서 배당 제한 실시 중"

시민들이 시중은행 자동입출금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시민들이 시중은행 자동입출금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배당 축소 권고를 두고 '관치(官治) 금융'이라는 비판이 빗발치는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법과 절차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금융 선진국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배당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나치게 보수적인 기준을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제결제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원칙을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8일 금융위원회는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 금융위 "규정에 따라 배당 축소 권고한 것"

금융당국은 지난 달 27일 국내 은행지주회사와 은행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한 바 있다.

국내 은행지주회사·은행의 배당(중간배당, 자사주매입 포함)을 한시적으로 순이익의 20% 아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하되, 장기침체(L자형) 시나리오에서 배당 제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경우 자율적으로 배당을 실시하도록 했다.

적용기간은 오는 6월말까지로 권고 종료 이후엔 자본적정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종전대로 자율적 배당이 가능하다.

이 같은 권고안이 나오자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나왔다. 배당은 주식회사의 경영 사안인데, 금융당국이 개입하는 건 '관치 금융'이라는 것이다. 은행과 은행지주회사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준수한 실적을 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자본관리 권고안은 관련 법규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진 것이라 강조했다.

금융위는 "은행의 배당금 지급은 관련법규에 의한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범위 내에서는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으나,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금융규제운영규정 제7조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배당 등에 대해 행정지도가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규정엔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은 금리·수수료 등 금융회사 등이 정하는 금융상품의 가격, 배당 등에 대한 금융행정지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라면서도 금융회사 등의 건전성을 현저히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대해서는 가능하다고 돼 있다.

금융회사들의 이익도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 것인 만큼, 보수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경제의 불확실성, 실물경제 어려움이 장기화될 경우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라며 "최근 이익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는 점에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이나 영국 등 해외 금융당국들도 엄격한 배당 제한 등을 권고하고 있긴 하다. 바젤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기준 전 세계 주요 30개국 중 27개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배당 제한 등 자본보전 조치를 실시 중이다.

EU는 순이익의 15%, 영국은 25% 이내에서 배당을 권고하고 있다. 금융위는 "주요 EU 은행의 평상시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40%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보다 엄격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과 영국 건전성감독청은 지난해 3월 배당을 전면 중단하도록 권고한 바 있으며, 올해는 배당을 허용하되 15(유럽)~25(영국)%내로 할 것을 권고했다.

◆ "스트레스 테스트는 비관적 위기상황 고려하는 게 원칙"

당국이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1997년 외환위기(당시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5.1%)보다 올해 더 심각한 위기(마이너스 5.8%)가 닥칠 것이라고 가정했다. 올해는 백신 도입 등이 예정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다소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도입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1%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는 통상적인 경제 전망치보다 더 비관적인 위기상황을 고려해 설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시나리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스트레스 테스트 분석방법을 준용하여 금감원이 한국은행과 함께 설정했다"라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스트레스 테스트 원칙(Stress testing principles)에는 "스트레스테스트는 중요하고 관련된 위험을 적절히 포착해야 하고, 충분히 심각한 위기상황을 반영해야 한다(Stress testing frameworks should capture material and relevant risks and apply stresses that are sufficiently severe)"라고 돼있다.

금융위는 "IMF는 현재 금융여건 하에서 발생 가능한 미래 경제성장률 분포 중 하위 5% 분위에 해당하는 성장률을 설정하고 있으며, 금감원과 한국은행은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 시점인 2020년 6월말을 기준으로 해당 방법을 적용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설정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원회의 배당 축소 권고 이후 각 금융지주들은 배당성향을 20%로 줄이거나 줄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 5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0년 배당 성향을 2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5.78%포인트(p) 줄어든 수준이다. 앞서 KB금융도 전년 대비 6%p 줄인 20%로 배당성향을 결정했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배당성향을 두고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관치금융 비판 거세지자…금융위 "배당 축소 권고, 규정에 따라 투명하게 한 것"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