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면역력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발효유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남양유업과 빙그레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발효유 시장 규모는 5천912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것이다.
발효유 시장은 수년 전 '그릭요거트' 열풍 속 높은 성장세를 보인 바 있다. 하지만 그릭요거트 이후 마땅한 신규 히트상품이 등장하지 않아 성장이 정체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를 비롯한 기능성 발효유에 대한 관심이 대두됐다. 지난해 발효유 시장 매출액은 1조1천3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200억 원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 들어 조금이나마 그 폭을 키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다시 한 번 성장 궤도에 올라서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발효유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남양유업과 빙그레다. 각각 농후(마시는) 발효유와 호상(떠먹는) 발효유 시장에서 '불가리스'와 '요플레'라는 명실상부한 시장 1위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상반기 발효유 매출 1천124억 원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18.33%에 달한다. 다만 매출액은 전년 동기 1천124억 원 대비 100억 원 줄어들었고, 점유율은 11.2%p 하락했다. 반면 빙그레는 상반기 발효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한 949억 원에 달했고,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4.07%에서 16.1%로 상승했다.
남양유업은 주력 상품인 불가리스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11% 줄어든 481억 원에 그치며 매출 하락을 겪었다. 우수한 품질의 경쟁 제품의 출시가 이어짐과 함께 상반기 내내 시달렸던 대·내외적 악재로 인한 이미지 손상에 따른 피해도 입은 결과라는 평이다.
반면 빙그레의 주력 상품인 요플레는 같은 기간 15.28% 성장한 90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농후 발효유 제품 '닥터캡슐 1000'은 지난해 8월 리뉴얼 이후 판매량을 20배 가까이 끌어올리며 호조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의 성장세를 감안해 본다면 시장 1위 자리에도 도전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높은 관심을 얻고 있는 기능성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신규 발효유 브랜드 '리얼 슬로우'를 론칭하고 농후·액상·호상 발효유 제품 3종을 출시했다. 또 올해는 콜라겐을 함유한 농후 발효유 '불가리스 핏(Fit)'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빙그레 역시 지난 4월 고단백질 요거트인 '요플레 프로틴'을 론칭했다. 또 지난 9월에는 성인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성 성분인 밀크씨슬 추출물과 헛개 추출물을 첨가해 성인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간편한 닥터캡슐'을 출시하며 농후·호상 발효유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는 당분간 발효유 시장의 경쟁이 기존 제품의 기능성 리뉴얼 및 마케팅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가지고 있는 일부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는 구도가 굳혀진 이상, 과거 그릭요거트와 같은 신규 카테고리가 출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다양한 소비자 집단의 니즈에 맞춘 '핀 포인트' 기능성 제품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발효유 시장의 성장은 코로나19가 큰 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지만, 코로나19가 건강에 대한 관심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된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오랜 시간 동안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몇몇 브랜드들이 높은 신뢰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브랜드 내 신규 제품이 출시되기보다는 기존 제품을 소비자 니즈에 맞춰 리뉴얼한 제품들의 출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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