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삼성중공업이 스위스 선사 트랜스오션으로부터 수주, 건조 중인 드릴십(시추선) 2척이 자칫 미인도 가능성이 커졌다. 트랜스오션이 올해와 내년 각각 인도할 예정인 삼성중공업의 드릴십 2척을 포기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삼성중공업은 24일 트랜스오션으로부터 현재 건조 중인 드릴십(시추선) 2척에 대한 계약이행 포기 의사를 접수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드릴십은 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선사 오션리그로부터 2013년8월과 2014년4월에 각각 수주한 선박들이다. 오션리그는 지난해 트랜스오션에 인수됐다.
두 선박의 계약가는 각각 7억2천만 달러(약 8천600억원)와 7억1천만 달러(8천480억원) 등 총 14억3천만 달러다. 납기는 올해 9월과 내년 9월이었다. 하지만 트랜스오션이 돌연 드릴십 인도를 거부하면서 건조대금을 수령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수주는 삼성중공업이 선수금 일부만 받고 나머지 금액은 선박을 인도한 뒤 수령하는 이른바 '헤비테일 방식'으로 이뤄졌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2척 건조의 선수금으로 3억4천만 달러, 1억8천만 달러를 수령하고 나머지 9억1천만 달러(1조870억원)는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현재 건조 중인 드릴십 2척의 선주사로부터 계약이행 포기 의사를 접수했다"며 "향후 선박건조계약 상 계약내용의 변경이 발생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트랜스오션 측이 과거 인도 시점을 미룬 적이 있다 보니 계약취소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트랜스오션 측과 드릴십 1척의 인도 연기 및 계약금 증액에 합의한 바 있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날 진행된 '조선해양의 날' 행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트랜스오션의 드릴십 인수거부로 인해 재무부담이 발생하느냐'는 질문에 "검토를 더 해보고 상세한 내용이 나오면 발표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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