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팟미니', 국내 출시 의미와 전망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점유율 32%(2004년 2월 기준)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애플컴퓨터가 28일 마침내 국내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선봉에 세운 제품은 '아이팟 미니'. 하드디스크(HDD) 타입의 MP3 플레이어다.

국내 MP3 플레이어 시장은 플래시메모리 타입의 MP3P가 전체 시장 판매율의 8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하지만 세계적으로 HDD 타입의 MP3P가 대세가 될 것이란 게 애플은 물론 국내 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국내 업체들도 이미 HDD 타입 MP3 플레이어 시장을 노리고 관련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애플컴퓨터의 한국 시장 진출이 차세대 MP3 플레이어 시장으로 넘어가는 분수령이 될 것인지 주목된다.

애플은 이번에 '아이팟미니'와 함께 4세대 '아이팟' 제품을 나란히 새로 출시했다. 모두 HDD 타입의 MP3플레이어다.

아이팟 1~3세대 제품은 그동안 온라인과 애플체험센터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판매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아이팟미니'-'4세대 아이팟'의 경쟁력은◆

아이팟미니는 히타찌의 1인치 HDD를 사용하는 HDD 타입 MP3P지만 가격 및 크기에 있어서 플래시메모리급 MP3P를 경쟁상대로 출시됐다.

플래시메모리 MP3P의 경우 512MB(128곡)가 대용량인데 반해 HDD 타입인 아이팟미니는 4GB(1천곡)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저장용량이 큰 만큼 가격이 비싼게 HDD 타입의 흠이라면 흠. 하지만 아이팟미니는 34만1천원으로 대용량 플래시 제품에 비해 3만원 가량 비싼 편이다.

또 4세대 아이팟 역시 20GB짜리가 41만8천원, 40GB짜리가 55만원에 나올 예정이다. 4세대 아이팟이 기존 1~3세대와 다른 점이 있다면 가격을 내렸다는 점이다.

애플컴퓨터아시아의 이와이 여(EY YOE) 이사는 "그도안 애플 아이팟이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너무 하이엔드 제품으로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이번에 가격이 많이 다운됐고 아이팟미니는 대중성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마저 갖춘 HDD 타입의 MP3P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와이 여 이사는 또 "애플 MP3P의 경쟁사를 꼭 집어 어디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단 아이팟미니는 플래시메모리 MP3P를 상대로, 4세대 아이팟은 HDD타입 MP3P를 타킷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의 HDD 타입 MP3P가 애플 제품에 비해 두배 이상의 곡을 저장할 수 있다는 점과 관련해서 이와이 여 이사는 "비트속도와 관련이 있고 오디오 퀄러티가 손실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며 개의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세계 MP3P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에게 한국 MP3P시장에서의 이번 런칭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애플측은 "인터넷기반으로 성공한 로컬브랜드가 많은 한국은 애플에게도 중요한 시장이다"라는 말로 의미를 부여했다.

◆애플 HDD MP3P 어떤 강점이 있나◆

애플이 자사 MP3P의 강점으로 꼽는 것은 'MP3P기기'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 모바일 음악 엑세스 포인트'와 디지털 음악 관리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를 통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진 서비스를 유저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무선 인터넷 모바일 음악 엑세스 포인트'는 DSL 또는 광대역 케이블 계정을 공유해 꽂기만 하면 집안 어디에서든지 무선으로 음악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또 지난 2003년 4월 애플컴퓨터가 시작한 유료 음악다운로드 서비스인 '아이튠즈 뮤직스토어(iTunes Music Store)'는 애플의 MP3플레이어 '아이포드(iPod)'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재생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단 아이튠즈 서비스의 한국 상륙에 관해선 정확한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애플측은 말했다.

애플의 고민은 HDD MP3P는 포터블 미니드라이브의 생산량이 충분치 않아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 이번 분기에도 다소 물량이 달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애플측의 관측이다.

4세대 아이팟은 8월 중순부터 전세계에 시판될 예정이고, 아이팟미니는 이번 출시를 기점으로 판매된다.

국내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서 애플이 세계적 명성을 얼마나 확인시켜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심화영기자 doroth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