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관객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이었고 크게 호응하고 즐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지난 21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 개막식에서 개인 무대를 선보인 제5회 ‘딤프 뮤지컬스타’ 수상자 3인은 첫 공식행사에 참석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한 목소리를 냈다.
윤석호·양나은은 서울공연예술고 연극영화과 3학년 학생이며, 김지훈은 추계예대 성악과에 다니던 중 뮤지컬배우의 꿈을 안고 학교를 옮겨 현재 서울예대 연기과 1학년이다.
두 번째 공식행사인 딤프 개막축하공연을 앞둔 세 뮤지컬스타를 지난 22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내 코오롱야외음악당 대기실에서 만났다.
인터뷰에 앞서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내가 평가 좀 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는 “김지훈은 감성표현에 탁월하다. 그 나이의 남자가 할 수 있는 이상을 보여준다. 목소리도 어울린다”며 “정말 대단한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양나은에 대해선 “내가 지금까지 심사한 고등학생 중 가장 건강한 목소리를 가졌다. 고음을 올릴 때 힘을 안 들이고 쉽게 올린다”며 “심사할 때 나는 양나은이 최고로 잘 될 거라고 했다”고 극찬했다.
이어 “윤석호는 뮤지컬스타 경연대회에 딱 맞는, 끼가 대단한 스타다. 자기 자신이 스타라고 생각하고 무대를 한다”며 “전혀 긴장하지 않고 자기 색깔을 갖고 간다는 것이 ‘이 친구는 무조건 연예계에 나올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호·양나은·김지훈은 두 손을 곱게 모으고 배 위원장의 얘기를 겸손하게 경청한 뒤 진심과 열정으로 매 경연 최선의 무대를 펼치기까지의 얘기를 하나씩 풀어놨다.
다음은 딤프 뮤지컬스타 윤석호·양나은·김지훈과의 일문일답.
- ‘제5회 딤프 뮤지컬스타 오디션’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김지훈 “나는 성악을 전공해서 사실 이 프로그램을 몰랐다. 그런데 예대 동기들이 ‘같이 나갈 의향이 있냐’고 물어보더라. 단체로 하는 건 익숙지 않아서 거절했는데 ‘그래도 한번 해보자’ 하고 개인으로 참가하게 됐다.”
양나은 “나는 중학교 3학년 때 TV에서 2회 대상을 탄 김수혜 언니 무대를 봤다. 그때 학원에서 뮤지컬을 배우고 있을 때라서 ‘아, 저런 게 있구나. 나도 해봐야 겠다’ 하고 고교 1~2학년 때 열심히 연습해 교내대회에서 상도 탔다. 그 언니처럼 고3때 나가는 게 목표여서 도전하게 됐다.”
윤석호 “고교 1학년 때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이런 대회가 있는지 알았다. ‘세상엔 정말 잘하는 사람이 많구나’ 느꼈다. 너무 잘하는 사람이 많고 두렵기도 하면서 자신감도 떨어진 상태라서 지원할 생각은 없었다. 뮤지컬 준비를 처음 시작한 중3 때 다른 대회에서 상을 탄 적이 있다. 여기서 예선통과도 못하면 나 자신한테 실망하고 좌절할 것 같아서 솔직히 무서웠다. 선생님과 부모님께서 자신감 갖고 경험삼아 나가보라고 하셔서 열심히 준비해서 출전했다.”
- 수상 소감을 말하자면.
김지훈 “뮤지컬이란 장르가 생소했기 때문에 예상 못한 결과였다. 한 라운드씩 올라갈 때마다 놀랐고 좋은 기회를 줘서 프로그램 자체에 감사했다. 무대 하나하나 준비하는 게 벅찼다. ‘내가 또 언제 이런 무대에 서볼 수 있을까’ 그런 마음이었다. 수상을 한 것도 물론 좋지만 뮤지컬스타에서 만들어 준 4번의 무대를 전부 다 했다는 게 내게는 가장 큰 상이었다. 최우수상까지 주셔서 더할 나위 없이 감사했다.”
양나은 “꿈에만 그리던 딤프였는데, 열심히 해서 1~3차 통과하고 본선까지 올라간 것도 너무 행복했다.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기도 했고 많이 울기도 했는데 결실을 맺은 거라서 ‘내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었다. 열심히 하면 이뤄지겠다는 생각을 했고 너무 감사했다.”
윤석호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1차 붙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2차도 붙었을 때 정말 놀랐다. 조에서 1명을 뽑는데 나를 선택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가족의 기대에 부응해야 된다는 생각에 3차는 더 열심히 준비했다. ‘제일 낮은 상이라도 타면 좋겠다’ 했는데 대상을 받아 일주일 동안 실감이 안났다. 행복하기도 하면서 ‘내 실력에 받아도 되는 상인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김지훈 “3차 예선에서 중국 글로벌오디션 참가자인 스보웨이, 중학생인 송하나 친구와 같은 조였다. 이례적으로 전원 합격해 다 같이 본선에 올라가게 돼서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양나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도 많이 찍고,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은 만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 재밌었다.”
윤석호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소통하면서 서로에게 많이 배운다. 또 딤프를 통해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고 좋은 시간을 보내게 돼 너무너무 감사하다.”
- 본선에서 선보인 무대를 딤프 개막식에서 공개했다. 많이 준비하고 연습한 흔적이 보이던데, 선곡 이유와 무대에서 표현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을 소개해 달라.
김지훈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 ‘너의 꿈속에서’는 내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곡이다. 목숨과 맞바꿔도 아깝지 않을 정말 친한 친구가 실제로 있어서인지 앙리의 결정이 나 자신에게 큰 도전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해서 부를 때마다 벅차다. 죽음을 앞둔 앙리가 가질 법한 두려움과 지난날들에 대한 후회, 사후세계와 남겨질 친구에 대한 걱정, 친구를 위해 죽을 수 있다는 기쁨·열정 등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의 감정을 한 곡 안에 녹여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표현하고자 했다.”
양나은 “나는 뮤지컬 ‘위키드’의 ‘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를 준비했다. 내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여서 선곡했고, 엘파바가 가지고 있는 열정 등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
윤석호 “뮤지컬 ‘엘리자벳’의 ‘키치’(Kitsch)는 중학교 3학년 때 예고 입시를 하면서 알게 된 넘버다. 관객과 함께 놀고 즐기면서 부르고 싶어서 선곡을 했다. 처음 표현할 땐 퍼포먼스에 중점을 많이 뒀는데 ‘딤프 뮤지컬스타’를 준비하면서는 루이지 루케니라는 인물로서 관객들에게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은지 생각하는 것을 중점으로 연습했다.”
- 7월 13일에 있을 ‘뮤지컬스타 콘서트’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어떤 무대를 보여줄 지 살짝 귀띔해 달라.
김지훈 “오디션을 진행하면서는 서정적인 곡들을 많이 하게 됐는데 그 외에 ‘반전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 무엇이 있을까,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나은 “기존에 불러왔던 넘버가 아니라 새로운 곡에 도전하고 싶다. 다른 수상자 친구들과의 듀엣도 기대가 된다.”
윤석호 “마치 입시를 준비하는 것처럼 열심히 준비 중이다. 경연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지훈 “이전에 재학했던 추계예대에서는 2년마다 오페라를 한 작품씩 올렸다. 2017년 3학년 재학당시 교내 정기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벨코레’ 역을 하면서 연출감독님께 기초연기를 조금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연기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오히려 나는 오페라가 아니라 뮤지컬을 해야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양나은 “초등학생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는데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뮤지컬이란 장르에 빠지게 됐다.”
윤석호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접하게 되면서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배우들이 정말 멋있어서 뮤지컬배우를 꿈꾸기 시작했다.”
- 각자 생각하는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가.
김지훈 “화려한 안무, 무대장치 그리고 좋은 음악과 이야기가 어우러진 ‘복합예술’이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마치 잘 차려진 잔치음식 같다.”
양나은 “무대 위에서 인물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 노래로 그대로 나타난다는 게 제일 큰 매력 같다.”
윤석호 “대사를 노래로 만들고, 노래하며 춤을 추고 연기도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라이브로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같이 즐길 수 있는 점 또한 큰 매력이다.”
- 롤모델로 생각하는 배우와 함께 무대에 서보고 싶은 배우는 누구인가.
김지훈 “배우라면 본인만의 연기·음악성·인물분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일부러 닮고자 하는 배우를 염두에 두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이번 ‘딤프 뮤지컬스타’를 진행하면서 심사위원인 마이클리 배우님이 주셨던 따뜻함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 뮤지컬배우로 데뷔할 수 있다면 주변 선후배 배우와 관객에게 내가 받은 따뜻함을 나눠주고 싶다.”
양나은 “롤모델은 레아 살롱가고, 함께 무대에 서보고 싶은 배우는 정말 많지만 전미도·조승우’배우님이다.”
윤석호 “롤모델로 생각하는 배우는 최정원 배우님이다. 뮤지컬 관련 영상들을 자주 찾아보는데 우연히 배우님의 뮤지컬메들리를 봤다. 다양한 레퍼토리를 완벽하게 소화하시는 모습에 너무 감동을 받았다. 함께 무대에 서보고 싶은 배우도 역시 최정원 배우님이다. 나중에 꼭 기회가 된다면 한국 뮤지컬의 역사를 써오신 배우님과 같이 무대 위에서 합을 맞춰보고 싶다.”
김지훈 “무엇이 좋았는지, 무엇이 아쉬웠는지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평가해주는 말들에 힘과 자극을 받는다.”
양나은 “‘너무 잘 하고 있다’ ‘나중엔 정말 멋진 배우로 무대에서 볼 것 같다’ 이런 말에 힘이 난다.”
윤석호 “‘잘 하고 있어’ ‘네가 최고야’에 그 어떤 말보다 힘을 받는다.”
-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다. ‘나는 이런 뮤지컬배우가 되겠다’ 하는 포부와 각오를 공개적으로 말해본다면.
김지훈 “누군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배역을 보면서 ‘저 배역을 김지훈이 하면 어떨까’ 혹은 ‘다음에 저 배역은 김지훈이 맡아줬으면 좋겠다’ 말해준다면.(웃음) 관객과 제작진 모두에게 기대감과 새로운 영감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양나은 “많은 관객들이 ‘믿고 보는 배우’라고 할 만큼 정말 끊임없이 발전하고 성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윤석호 “다재다능한 뮤지컬배우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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