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없이 청약 가능"…'사전 무순위 청약제도' 도입확산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아파트 청약 부적격 당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미계약분을 염두에 둔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가 최근 신규 분양 단지들을 중심으로 도입되고 있다.

미분양 또는 미계약분 물량 소진뿐만 아니라 수요자 입장에서는 청약통장과 별도의 청약금 없이도 잔여세대를 선점할 수 있어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7년 청약부적격 건수는 2만1천80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공급 가구 수 23만1천404가구의 9.4%에 달하는 수치다. 청약 가점 오류, 가구주 여부, 무주택 여부, 지역 위반 등 단순 실수로 인한 부적격 처리 건이 1만4천437건으로, 전체의 66% 이상을 차지했다. 과거 5년간 당첨 사실 등 재당첨 제한이 5천646건, 가구 내 중복 청약과 당첨이 1천638건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9··13 대책 이후 더 강화된 규제로 최근에는 청약부적격 건수가 더 늘어나고 있다.

'무순위 청약'이란 순위 없이 청약 신청을 받아 무작위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해 주택을 공급하는 청약제도를 말한다. 관련 법 개정으로 올해 2월부터 모집공고가 승인된 단지부터 무순위 청약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아파트투유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무순위 청약신청 절차는 ①주택·주택형 선택 ②유의사항 확인과 로그인(전자서명) ③연락처 입력 ④청약신청내역 확인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특히,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는 특별공급 이전에 접수를 미리 받는 것으로 ▲청약 통장 없어도 청약 가능 ▲당첨자로 미분류 ▲청약시 청약금 없음 ▲잔여세대 선점 등의 장점이 있다. 즉, 청약통장과 1·2순위 기준을 미충족하더라도 미계약 세대와 부적격 잔여세대를 선점할 수 있게된다.

또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 접수 후에 중복으로 특별 또는 일반공급 신청이 가능하다. 다만, 당첨자로 선정된 경우 사전접수 입주자 선정시 추첨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된다.

5일 견본주택 문을 연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는 서울지역 최초로 1순위 청약 전 무순위 청약을 받는 단지다. 단지는 모델하우스 오픈 후 3만여명의 예비청약자들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기준 최저 8억1천800만원부터 최고 10억8천200만원이다. 무주택자와 1주택 실수요자를 위해 시공사인 한양이 9억원 초과 분에 대해 중도금 최대 40% 대출을 알선한다.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192'의 경우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를 특별공급 전 2일간 신청받는다. 서울과 경기, 인천에 거주하는 성인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접수는 10~11일 양일간 이뤄지며, 29일 사전무순위 당첨자 발표에 이어 30~31일 계약이 진행된다.

같은 날 모델하우스를 오픈한 '한양수자인 구리역'은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 556번지 일대에 수택지구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 20층, 7개 동, 전용면적 59~ 84㎡, 410가구 규모로 재탄생했다. 이 중 162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 단지 역시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를 도입했다.

전용 59㎡ 분양가는 4억3천만~4억8천만원대며, 전용 84㎡ 분양가는 5억5천만~5억9천만원대다. 계약금은 10%, 중도금은 60%다. 중도금은 이자후불제로 대출 가능하다.

단지의 사전 무순위 청약 접수 역시 특별공급 전 2일간 신청 가능하다. 8~9일 이틀간 아파트투유에서 오전 8시~오후 5시 30분까지 신청을 받는다. 22일 사전예약(무순위) 당첨자가 발표되며, 이어 23일 사전 무순위 청약 당첨자 계약이 진행된다.

분양 관계자는 "구리역과 청량리역 두 단지 모두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를 처음 실시하고 있다. 최근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바뀐 청약제도로 인해 적지 않은 부적격자가 나오고 있다. 사전 무순위 청약제도는 시공사·시행사 입장에서도 청약자 입장에서도 이익이 되는 제도"라면서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당첨 기록이 남지 않아, 청약통장 당첨자로 미분류된다. 또 단지가 들어서는 지역이 아니어도 광역권 거주자 까지 신청할 수 있으며, 다주택자여도 상관없다. 다만, 중도금 대출 등 자금 융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