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두고 정부와 필립모리스 간 소송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T&G가 유해성분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관련 논란을 피해갔다.
새로 출시한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는 기존 제품 대비 유해성이 소폭 줄었지만, 유해성과 관련한 표준이나 규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6일 임왕섭 KT&G 제품혁신실장은 서울 중구에서 진행된 '릴 하이브리드 론칭 간담회'에서 "외부기관에서 분석한 결과 기존 제품인 '릴 플러스'와 '미니'의 니코틴 함량이 1이라면, '릴 하이브리드'는 0.6 수준으로 나타났다"며 "타르는 정부와 담배사 간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에 대해 이해당사자들의 주장만 있는 상황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건 조심스럽다"며 "어떤 물질이 유해한지, 어떤 수준이 위험한지 등이 하나도 정의돼 있지 않아 (관련 자료를 공개해도) 혼란이 일 수밖에 없다. 국제 표준이나 법적 규정이 생기면 그에 맞춰 공개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은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인체에 유해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최대 93배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일반 담배 판매량 상위 100개 제품의 타르 함유량은 0.1~8.0㎎인데, 궐련형 전자담배의 평균 타르 함유랑은 아이코스(필립모리스) 9.3㎎, 릴(KT&G) 9.1㎎, 글로(BAT) 4.8㎎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필립모리스는 서울행정법원에 식약처 조사결과에 대한 정보공개(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김병철 한국필립모리스 전무는 "타르는 어느 하나의 물질이 아니라 담배 배출물에 있는 총량을 뜻한다"며 "여기에는 유해물질도 있고 비유해물질도 포함돼 있는데 식약처는 마치 타르 전체가 유해물질인 것처럼 단순 무게만 비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타르의 90% 이상은 물이어서 일반담배 대비 유해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식약처 역시 법무법인 동인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정해 필립모리스 정보공개 소송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필립모리스가 행정정보 공개절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소송전에 뛰어든 것은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판단해서다. 이미 식약처는 지난 17일 필립모리스 소송에 대한 의견서를 냈으며, 변론기일이 잡히는 대로 법정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KT&G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에서 한 발 빠져있겠다는 입장이다.
임왕섭 실장은 "KT&G도 외부기관에 분석을 맡겨 유해성 관련 수치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해당사자다 보니 일방적인 주장으로 비춰질 것"이라며 "지난 1년간 경쟁사들의 액션을 보면 결국 소모적인 논쟁만 가속화됐다. 시장 내에서 벌어지는 불필요한 논쟁에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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