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포스코의 100년을 이끌어 갈 최정우호(號)가 닻을 올렸다. 포스코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정우 전 포스코켐텍 사장을 포스코그룹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그동안 계속된 정치적 외풍 논란 등을 잠재우고 포스코를 어떻게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쿼터제 도입을 비롯해 유럽연합(EU)의 세이프가드 잠정 발동 조치 등 갈수록 통상압박이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공급과잉과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생산감축과 구조조정에 나섰던 중국의 철강업계가 다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어서 그만큼 최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포스코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최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참석주식 수 기준으로는 찬성률이 96.7%, 총 발행주식 수 기준으로는 찬성률이 70.8%로 집계됐다. 최 회장은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포스코그룹의 제 9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정우 회장을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임시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하지만 선임 과정을 놓고 정치권의 외압논란을 비롯해 시민단체의 최 회장 검찰고발 등 잡음이 불거져 나왔다.
9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한 최 회장은 이같은 잡음을 극복하기 위해선 포스코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 일단 포스코는 현재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한 1조2천523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연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경영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는 미국의 232조와 EU의 세이프가드 조치 등 통상규제를 받고 있다"며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쟁 강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중국 철강업계가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대형 철강업체를 중심으로 철강산업 집중도를 높이며 조강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큰 위협이다. 실제로 철강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8천112만톤을 기록하면서 지난 2월 조강생산량(6천493만톤)보다 무려 25% 증가했다.
결국 그는 미국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공세에 맞서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월드프리미엄제품으로 해외 현지 수요를 강화해 글로벌 철강 시장의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고, 동시에 최근 실적이 저조한 국내 철강 부문의 영업이익 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와 함께 '비 엔지니어' 최 회장은 신성장 동력도 찾아야 한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비철강 그룹사업에서도 획기적인 도약이 시급한 상황에 있다"며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보유한 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최정우 회장 후보의 선정배경을 밝혔다.
현재 포스코는 리튬과 마그네슘 등의 소재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 패러다임에 맞춰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2차전지 소재 시장을 미리 선점하고 있다. 최 회장은 신사업부문 성장을 위해 올해 말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는 등 개혁 드라이브에 시동을 걸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철강제품은 고급화를 통해 차별화 전략으로 가고 음극재·양극재 개발·공급에 신사업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관련 조직을 연말에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극재와 양극재는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사용되는 에너지저장장치를 만드는데 필요한 핵심 소재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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