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27일 오전 8시30분께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앞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수십명의 경호직원이 건물 정문을 지키며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건물 주변을 순찰하는 경찰관도 눈에 띄었다. 이날 이런 분위기에서 포스코의 100년 기업을 이끌어갈 새 사령탑 선출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가 열렸다.
이날 오전 9시 진행된 주총에서 최정우 전 포스코켐텍 사장의 선임안건이 가결되면서 제9대 포스코 회장이 임기를 시작했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최정우 사장을 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임시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계속됐다. 추혜선 정의당 국회의원과 정민우 포스코바로세우기 시민연대 대표는 최정우 후보가 포스코의 비리에 연루됐다며 배임·횡령범죄 방조·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 역시 '대주주' 국민연금의 최정우 회장 선임 반대 의결권 행사를 촉구했다.
주총이 열린 이날 역시 일부 시민단체가 포스코 건물 인근에서 기습시위를 펼쳤다. 10여명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오전 8시30분부터 '포스코 적폐핵심 최정우 반대', '이명박 사람, 최순실 사람 최정우 반대한다' 등의 글귀가 쓰인 손팻말을 들며 "최 회장 선임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총장 안에서도 고성이 오가며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민우 대표가 주주 자격으로 주총장에 참석해 "최 회장이 검찰 고발되면서 앞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는데 CEO리스크에 대해 포스코 이사회는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고 쏘아붙이자 인근 주주들이 고성을 높이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 법무실장은 "포스코의 승계 프로세스는 상법과 정관, 승계카운슬 운영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됐으며 최정우 회장은 여러 주주의 지지를 받고 선임됐다"며 "최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등의 발언 자체가 형법상 범죄행위"라고 맞받았다.
결국 최 회장은 이같은 잡음을 극복하기 위해선 포스코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야 한다. 미국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안정적인 수익구조 기틀을 마련하고 저가 위주의 중국산 철강제품 공세 대비, 수익 다각화 등 과제가 산더미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최초의 비(非)엔지니어·비서울대 출신 회장이다. 1983년 포스코에 입사해 재무실장, 정도경영실장, 가치경영센터장, 포스코건설 경영전략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5년부터 가치경영센터를 이끌면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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