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국배기자] 국방부 내부망 백신사업이 또 다시 유찰됐다. 재공고 절차가 시작됐지만 수의계약으로 백신업체 하우리를 사업자로 선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하우리에 2016년 발생한 국방망(내부망) 해킹 사고의 책임을 물어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사업을 맡기는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할 처지에 놓였다. 반면 하우리로서는 명예를 회복할 기회가 될 모양새다.
4일 오전 조달청 나라장터에 게시된 '전군 바이러스 방역체계(내부망) 구축 사업' 입찰 결과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곧바로 재공고를 냈다. 개찰 일시는 오는 19일 오전 11시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에 이어 거의 반년 만에 입찰 공고를 냈으나 연달아 유찰되는 상황을 맞았다. 첫 입찰과 두번째 입찰 모두 참여업체는 하우리가 유일했다. 통상 두 차례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상태가 되지만 이번에는 세 번째 공고가 나갔다.
1차 입찰 이후 한동안 중단됐다가 재공고가 시작되면서 계약기간 등이 달라져 사실상 새로 입찰 공고를 낸 것으로 취급해서다.
실제로 1차 입찰 때 계약기간은 2017년 12월부터 2019년까지 25개월이었으나, 이번 입찰에서는 올 4월부터 21개월이다. 기간이 줄면서 예산도 약 32억 원(3차년도)에서 29억 원(2차년도)으로 다소 줄었다.
서울지방조달청 관계자는 "이번 입찰공고는 작년 공고와 연속성이 없다"며 "기한, 예산이 달라져 재공고가 아닌 새로운 공고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회 연속 유찰되고 더 이상 신청할 업체가 없다고 판단되면 수의계약을 진행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그동안 신규 사업자를 찾지 못하자 지난해 1월 계약 종료된 하우리를 1년 가까이 붙잡았다. 수 개월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온 것. 그러면서도 지난해 11월 하우리와 전산망 시공사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50억 원의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상태라면 입찰 참여 기회가 한 번 더 남았어도 사실상 하우리와 수의계약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드러났듯 고질적인 헐값 계약 문제로 선뜻 나서는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국방부 백신 사업을 '독이 든 성배'에 비유하는 이유다.
하우리는 역시 마감 당일까지 고민하다 최종 순간에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리 관계자는 "심사숙고 끝에 명예회복 차원에서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킹 책임업체'라는 오명을 벗고 명예 회복를 꾀하려는 차원에서 응찰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최종 선정된 사업자는 오는 3월까지 백신체계를 구축하고 4월부터 정상 운용을 시작해야 한다.
한편 앞서 외부망 백신 솔루션에는 2번 유찰 끝에 처음으로 외산 제품인 '맥아피'가 선정됐다. 국방부는 국방망 해킹 사고 이후 내·외부망을 나눠 서로 다른 백신 솔루션을 쓰기로 한 바 있다.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김국배 기자(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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