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국내 연구팀이 단백질 반응의 ‘찰나의 순간’을 포착했다. 단백질 반응 연구의 새로운 길이 열렸다.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상호 작용, 효소와 기질 반응 등 마이크로초(micro-second)~밀리초(milli-second) 수준의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생명 현상을 이해하는데 필수적 생화학 반응의 변화를 수 밀리초 수준에서 정지시키고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패릴렌 기반 박막 마이크로플루이딕 장치를 이용한 TRCEM 그리드 제작 셋업과 장치.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4d8825e72a2223.jpg)
KAIST(총장 이광형)는 화학과 강진영 교수와 물리학과 이원희 교수의 공동 연구팀이 초고속 생화학 반응 연구를 위한 ‘패릴렌(parylene)기반 박막 미세유체 혼합-분사 장치’를 개발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에 제시됐던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TRCEM,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 기법의 한계를 극복해 기존 대비 시료 소모량을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분석가능한 최소 반응시간을 기존 기술 대비 수십 배 향상해 6밀리초(1000분의 6초)까지 단축했다.
시간 분해 초저온 전자현미경은 단백질 복합체의 반응 중간 상태를 초저온에서 빠르게 냉동해 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특별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적 초저온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는 짧은 시간 존재하고 사라지는 반응 중간체를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TRCEM 기법이 개발됐는데 기존 기술은 많은 시료 소비와 제한된 시간 해상도 등의 한계로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박막 패릴렌 소재를 적용한 새로운 혼합-분사장치를 개발했다.
이번 장치는 시료의 양을 기존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줄여 실질적 연구의 어려움을 개선했다. 미세유체역학 소자 내에서 반응 개시에 드는 시료 혼합 시간을 0.5밀리초로 줄여 전체 반응시간을 6밀리초까지 줄였다. 연구팀은 또한 소자의 일체형 설계를 통해 실험의 정밀도와 재현성을 향상했다.
강진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TRCEM 기법을 더욱 실용적으로 만들었으며 구조 생물학과 신약 개발, 효소 반응연구, 바이오 센서 개발 등 다양한 생명과학, 의약 분야에서 패럴린 박막 소자의 폭넓은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교수는 “연구팀은 앞으로 이를 활용한 생화학 반응 연구와 더 빠른 반응 분석을 위한 성능 향상을 목표로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논문명: Integrated Parylene-Based Thin-Film Microfluidic Device for Time-Resolved Cryo-Electron Microscopy)는 화학과 석·박통합과정 황혜랑 연구원이 제 1저자로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025년 1월 28일 자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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