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현동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집단 지정자료를 누락해 당국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2021년 4개 계열회사 누락으로 경고 처분을 받은 이후 2023년과 2024년 연거푸 지정자료를 누락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당국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제1소회의는 지난해 11월 최 회장의 지정자료 허위제출 행위에 대해 경고를 의결했다.
SK그룹의 동일인인 최 회장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공정거래법 상 상호출자제한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계열회사 3곳과 비영리법인 1곳을 누락했다.
2020년 지정자료에서는 행복담은네모를 누락했고, 2021년에는 행복담은네모, 채움에프앤비, 행복도시락 등을 계열회사에서 빠뜨렸다. 2023년에는 비영리법인 SK오앤에스사내근로복지기금을 비영리법인 현황 자료에서 누락했다.
2009년 설립된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체 행복담은네모는 SK그룹의 비영리법인인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의 임원인 곽호근씨가 지분 29.90%를 소유하고 있었다. 여기에 자기주식이 64.12%였기에 계열회사 지정요건 중 '지분율 요건'을 충족했다. 곽호근씨는 행복담은네모의 사내이사로 대표이사도 맡았다. 지분율 요건과 지배력 요건을 모두 충족해 SK그룹 계열회사라고 할 수 있다.
2008년과 2020년 설립된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체 행복도시락과 채움에프엔비 역시 동일인관련자가 지분 30% 이상을 소유한 곳이다. 행복도시락은 2020년 5월6일부터 2022년 7월21일까지 공익법인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의 최강종 대표이사가 발행주식총수의 55.50%를 소유한 최다출자자였다. 채움에프앤비는 행복도시락 사회적협동조합의 임원인 박선진 이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SK그룹 계열회사인 SK오앤에스가 설립한 SK오앤에스사내근로복지기금은 SK오앤에스가 출연금액 전부를 차지해 동일인관련자에 해당한다.
SK는 2022년 4월29일 행복담은네모, 채움에프앤비, 행복도시락이 지정자료에서 누락됐다고 공정위에 지연 신고했다. 이에 행복담은네모는 2019년 4월1일자로, 채움에프앤비와 행복도시락은 2021년 6월1일자로 계열회사로 편입의제됐다. 행복담은네모와 행복도시락은 비영리법인 임원이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어, 2022년 7월21일 임원독립경영 인정을 받아 계열분리됐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3개 계열회사와 1개 비영리법인의 지정자료 누락 사실을 사전에 인식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들 계열회사를 누락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3년 이상 계열회사에서 이들 법인을 누락했다는 점에서 법 위반의 정도는 상당하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최 회장이 누락 사실을 파악한 후 곧바로 자진해서 편입 신고를 했고, 조사에 적극 협조한 점, 누락 회사와 SK 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지 않아 단순 경고 조치로 의결했다.
다만 최 회장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따른 경고 조치는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졌다.
공정위는 2023년 3월 최 회장의 킨앤파트너스, 플레이스포, 도렐, 더시스템랩건축사사무소 등의 지정자료 누락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
킨앤파트너스와 플레이스포, 도렐은 최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이사장이 지배력을 행사한 곳이었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에도 최 회장의 지정자료 누락 행위를 경고했다.
SK그룹 계열회사였던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의 기타비상무이사였던 정상억씨가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의 최다출자자였기 때문이다. 파라투스제1호PEF, 파라투스제1호SPC, 파라투스제2호PEF 등은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가 업무집행사원(GP), 최다출자자, GP였다.
/김현동 기자(citizen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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