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영준 기자] 금융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중 지속가능성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발표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동향을 살펴보면서 공시 도입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3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지속가능성 공시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지속가능성 공시 관련 주요국 정책 동향과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고 제도 지원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공시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예측가능성과 자본시장 내 자금유입 가능성을 제고할 필요성 등을 감안할 때 조속히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주요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경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공시기준과 로드맵을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공개초안을 발표하고 공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공시 의무화 시기는 주요국 공시일정 등을 고려해 2026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시점은 추후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임을 밝힌 바 있다.
김 부위원장은 "지속가능성 공시가 기업과 실물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요국 모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며 새로운 공시제도를 신중하게 준비해나가는 상황"이라면서 "지속가능성 공시를 가장 빠르게 추진 중인 유럽 내에서도 아직 유럽연합(EU) 회원국 27개국 중 12개국만이 기후공시를 법제화를 완료했으며 미국도 관련 소송 제기 등에 따라 기후공시 추진이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의 공시기준이나 공시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주요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내년 상반기 중 공시기준과 공시일정이 제시돼야 한단 점에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다만 기업 부담이 높은 '스코프(Scope)3' 등은 시행 필요성이 있으나 공시 비용이나 소송 리스크 등을 감안해 충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코프3는 기업의 가치 사슬에서 발생하는 간접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공시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기업 지원을 위해 공시기준 발표 시 중요성에 대한 판단예시 등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매월 기업 담당자들과 소통 또는 교육을 정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담당자들이 공시기준을 충분히 이해하고 보고서를 손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속가능금융은 비가역적인 흐름으로 시장상황이 어려울수록 환경변화로 투자가치가 급락할 수 있는 좌초자산(stranded asset) 중심의 의사결정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미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글로벌 정합성, 제도준수 가능성, 정보의 유용성을 균형있게 고려해 지속가능성 공시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영준 기자(seo0703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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