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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호 현대건설 감독 '이겨도 걱정'


3경기 연속 풀세트 승부에 선수도 사령탑도 '진땀'

[류한준기자] "이겨도 이긴 것 같지가 않네요."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지난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 칼텍스와 경기가 끝난 뒤 공식 인터뷰에서 이렇게 첫 마디를 꺼냈다.

현대건설은 당시 풀세트 접전 끝에 GS 칼텍스에게 3-2로 이겼다. 1, 2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패색이 짙었으나 이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

그런데 양 감독은 승장 인터뷰를 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는 "1승을 거두긴 했지만 기분이 좀 그렇다"며 "승리를 따낸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지만 여러모로 우리팀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이 드러난 경기"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현대건설은 19일 만난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도 풀세트까지 접전을 벌였다. 경기 결과는 15일 GS 칼텍스전과 판박이었다. 먼저 1, 2세트를 내주고 극적으로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첫 경기였던 흥국생명전(2-3패)까지 포함하면 내리 3경기를 풀세트로 치렀다.

선수들이 코트에서 소화한 3경기의 세트 수는 에누리 없이 꽉 찬 15세트다. 현대건설이 지난 시즌 1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치른 정규리그에서 나온 풀세트 승부는 모두 7차례다. 올 시즌에는 1라운드 일정을 다 소화하지도 않았는데도 지난 시즌의 절반에 가까운 풀세트 경기 횟수를 보이고 있다.

양 감독은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이런 승부가 더 자주 나올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가장 큰 이유는 바뀐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다. 한 방을 해결해줄 자원이 각 팀마다 마땅치 않다보니 승부가 길어지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

양 감독은 오프시즌 동안 공격 다변화를 목표로 삼았다. 지금까지 외국인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던 공격에서 벗어나 국내선수들의 활용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라이트로 나서는 황연주에게 수비와 리시브 부담을 줄여주는 게 대표적인 경우다.

현대건설은 양효진과 김세영이 버티고 있는 센터진 전력도 탄탄한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도 수비형 레프트에 가까운 에밀리(미국)를 선택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에는 아직까지 양 감독이 구상한 대로 경기가 매끄럽게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 그는 "어쨌든 팀 수비와 리시브가 잘 돼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강조했다. 센터와 라이트 등 날개 공격수를 잘 활용하기 위해선 2단 연결이 매끄럽게 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 출발점은 수비와 리시브이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쉽지는 않다"고 걱정했다. 풀세트 접전이 많아지면 승패를 떠나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2라운드에서 연달아 풀세트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19일 IBK 기업은행, 11월 24일 GS 칼텍스, 11월 26일 흥국생명전이다. 3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는데 그 때는 폴리(아제르바이잔)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양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현대건설은 그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다음 경기까지 일주일 넘는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28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디펜딩챔피언 IBK 기업은행을 만난다. 선수들의 떨어진 체력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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