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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올림픽 개회식 리허설 '몰래 방송' 파문


IOC 등 제재 추진...KBS-MBC 비판, 방통위도 사태 파악

SBS가 지난 29일 8시 뉴스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회식 리허설을 사전 양해 없이 보도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제재를 추진하는 등 국제 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또한 KBS와 MBC 등 방송협회 코리아풀(지상파 3사가 IOC와 중계권 협약 위해 구성한 조직)을 통해 SBS와 함께 올림픽 방영권을 확보한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도 제재를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31일 지상파방송사 및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SBS는 29일 8시 뉴스에서 "베일에 싸여 있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장면을 SBS 취재팀이 단독으로 촬영했다"고 방송하자 KBS, MBC는 물론 IOC와 베이징올림픽 조직위까지 충격에 휩싸였다.

SBS는 이날 '미리 본 베이징 개막식 '웅장·화려·신비' 등 개막식 리허설 관련 방송을 여러 꼭지로 나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내외 방송계 관계자들은 8년 이상 준비한 국제적 행사의 최고 하일라이트를 몰래 찍어 방송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전체 한국 방송단의 이미지가 손상됐다고 비판하고 있다.

◆KBS-MBC "비상식적인 일"...IOC '제재추진'

KBS 박영문 팀장은 "올림픽 개막식은 개막 당일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단단히 비밀로 하기 때문에 알아도 엠바고(보도자제)를 한다"며 "그런데 리허설 장면을 찍어 내보내는 바람에 IOC와 베이징올림픽조직위에서 난리가 났고, SBS는 반복적으로 국제행사의 엠바고를 깨고 있다"고 지적했다.

MBC 윤재근 국장도 "중국측 주간방송사에서 코리아풀을 통해 강력한 항의가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코리아풀은 이번 일은 SBS만의 잘못이며, KBS와 MBC는 무관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중국 신화통신 이증우 서울지국장은 "다른 매체들도 취재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지켜야 하는 도리인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KBS와 MBC는 이번 사건이 방영권 문제까지 확대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IOC와 조직위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지만 제재를 받아야 한다면 SBS 혼자의 잘못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

박영문 팀장은 "제재수준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고 공식 통보된 바는 없다"면서도 "KBS 입장에서는 제재를 받을거라면 SBS가 받아야 하는데, 방영권 준 쪽에서는 코리안풀이 계약했으니 코리안풀에 주려고 하고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 최대한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SBS "일상적 취재 활동"..."문제 안돼"

그러나 SBS측은 이번 보도가 엠바고 파기가 아니라 정당한 취재이며, 문제가 있다면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의 보안문제라는 입장이다.

SBS 황호영 국장은 "미리 찍으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누가 제재하지도 않았으며, 아무도 시도 하지 않은 걸 하는 게 기자"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영상은 우리가 직접 찍은 것이며 나중에 CNN이나 AP TV, KBS, MBC에서도 자료를 제공해 달라고 하는 걸 안주고 있다"면서도 "IOC가 현지에 있는 우리쪽 코디네이터에게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특별히 제재할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 사태 파악 시작

이 사건에 대해 국민관심행사 중계방송권에 대한 방송사업자 감독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도 사태 파악을 시작했다.

방송통신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취재 윤리에 대한 것으로 보여 방송법상 중계방송권의 계약 위반 행위 등으로 볼 수 있을 지는 조사해 봐야 한다"면서도 "만약 방송협회 코리아풀을 통해 계약한 중계권 전체에 제약이 가해질 경우 (SBS에 대한) 제재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법에는 '중계방송권을 확보했음에도 정당한 사유없이 국민관심행사 등을 방송하지 않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두고 있는데, IOC의 제재수위에 따라 이 조항을 원용할 수 도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해 방송법에 국민관심행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을 명시한 것은 SBS가 2010년 올림픽 중계권 등을 단독으로 확보해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며 "대다수 법률가들이 소급적용이 가능하다고 하는 만큼, 이 법을 2010년 올림픽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이에 앞서 '미리 본 베이징 개막식 '웅장·화려·신비'라는 프로그램에서 올림픽 주경기장에 만들어지는 빛의 파도와 모양과 숫자 등을 묘사해 방영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하늘을 날고 한 폭의 대형 동양화가 바닥에 펼쳐지는 것입니다" "폭포가 쏟아지고 몸집 큰 고래가 바다 속을 유유히 헤엄칩니다" "5천 년의 역사와 개혁 개방 이후 눈부신 발전 최첨단의 레이저 쇼와 입체적인 매스게임으로 표현했습니다" 등 개막식의 구체적인 내용을 방송으로 보여줬다.

조이뉴스24 김현아 기자 chaos@inews24.com 강호성 기자 chaosing@inews24.com 김지연 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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