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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이태원 수제화 장인→50년史 한남동 슈퍼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가 서울 이태원, 한남동을 찾는다.

3일 오후 7시10분 방송되는 KBS 1TV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16화는 '마음으로 품다 – 서울 이태원, 한남동' 편으로 꾸며진다.

전 세계의 문화가 한데 모여 '천의 얼굴'을 가진 동네, 이태원과 한남동. 오래전부터 한강의 물길이 닿는 교통의 중심지라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끊임없이 외국군이 주둔해온 아픈 역사를 간직한 동시에 독특한 개방성을 가지고 있는 동네다. 다양한 문화가 모이는 만큼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여야 했던 이곳에는 부지런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스며있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골목골목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태원 거리를 걷는 김영철. 그중에서 눈에 띄는 낡은 골목 마켓 간판을 발견하고 들어간다. 아담한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골목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샛노란 가죽 롱부츠부터 족히 굽이 20㎝는 넘는 특이한 구두들. 범상치 않은 분위기의 구둣가게가 시선을 끈다.

수제화 경력만 50년이 넘는 사장님은 국내외 유명 인사와 연예인은 물론 외국 관광객들까지 사로잡았다. 그의 주력 상품은 '웨스턴 부츠'. 지퍼가 없어 만들기 까다로운 신발도 척척 만드는 덕에 미군 부대 군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유명해졌다고. 까다로운 주문도 문제없다는 사장님의 별명은 이태원의 '노 프라블럼'. 1993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에는 숙소로 초청받아 구두를 만들어주기까지 했다는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태원에서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사장님만의 비결을 들어본다.

무려 반백 년 동안 이태원을 지키고 있는 노부부의 외국어 헌책방도 있다. 군 제대 후 미군 부대에서 버린 책들을 주워다 팔기 시작했다는 사장님. 제조업이 싹을 틔우던 시기, PX 카탈로그를 전자상가에 팔며 산업 부흥에 일조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외국 서적을 취급하는 헌책방답게 손님들 또한 외국인들이 대다수. 손님들에게 "What kind of a book?"이라고 물어본 뒤 섹션 별로 분류된 책장으로 안내하는 게 짧은 영어 실력으로 외국어책을 파는 노하우란다. 필요한 사람에게 책을 전달해주고 싶다는 노부부가 김영철에게 아주 특별한 책을 선물한다.

독특한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이슬람 사원 앞에는 이국적인 식당과 상점이 늘어선 이슬람 거리가 있다. 때마침 우즈베키스탄 전통 의상을 입고 가던 외국인 청년과 마주친 김영철.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장을 보러 나온 아들을 따라 도착한 식당은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소품과 그릇들로 인해 현지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10여 년 전 사업을 위해 우즈베키스탄에서 홀로 한국에 들어왔던 사장님. 흔한 달걀 요리조차 못했던 그는 오직 고향의 음식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태원에서 식당을 열었다. 처음엔 생소한 현지 음식이었기에 외면당했지만, 점차 보기 드문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고. 그런 사장님에겐 가족을 한국으로 데려와야 했던 남모를 사연이 있다는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의 코리안 드림을 응원해본다.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사진=KBS]

온통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태원 골목을 살짝만 벗어나면 보이는 작은 공원. 탁 트인 전망 아래로 인왕산과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사실 이곳에는 전망대뿐 아니라 조선 시대 때부터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제당의 역할을 해온 '부군당'이 있다고. 지금도 1년에 2번씩 제사를 지내는 부군당에서 배우 김영철은 이태원의 안녕을 기원해본다.

미군 부대 담장을 따라 세워진 수많은 옹기, 그 끝에서 인상 좋은 할머니가 옹기를 닦고 있다. 이 자리에서 옹기 장사만 50년 넘게 했다는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손수레에 옹기를 실어 나르며 장사를 했다. 하지만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어린 육 남매를 홀로 키우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살 수밖에 없었단다.

땅은 구했지만 건축 허가가 나지 않아 육 남매와 함께 땅굴을 파고 들어가 살며 추위를 피해야 했다. 연탄가스를 마셔 기절한 아이들에게 찬바람을 쐬어주며 가난을 버텼다고. 억척같이 살았던 시절을 보상받듯 그 자리에 번듯한 집을 지어 올린 할머니. 인생의 훈장과도 같은 이층집에 자식들의 어깨가 펴진 걸 보았을 때 그렇게 행복했단다. 어렵던 시절, 끼니를 챙겨주던 이웃들을 기억하는 할머니는 동네에서 인심이 후하기로 유명하다. 배우 김영철도 할머니가 건네준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파란만장 인생사를 들어본다.

한남동으로 발걸음을 옮긴 김영철은 골목 끝에 있는 오래된 슈퍼마켓을 발견한다. '핫 플레이스'로 거듭난 한남동 뒷골목에서 무려 50년 동안이나 자리를 지켰다는 노부부. 작아도 있을 건 다 있다는 동네 슈퍼를 들여다보면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가게에 들어서면 보이는 묶인 쌀자루가 바로 그것이라는데. 혼자 사는 젊은이들을 위해 봉지 쌀을 덜어 파는 노부부의 특급 배려다.

특유의 친근함으로 동네 어머니의 역할을 자처하는 할머니는 인근의 젊은 상인들과도 친하다. 간식을 들고 찾아오는 청년 사장들에게 흔쾌히 공짜 커피를 내어준다는 할머니. 이웃이라는 말이 희미해지는 요즘, 한남동을 지키며 살아가는 진짜 이웃들을 만나본다.

표구사를 발견한 김영철은 거리에 내놓은 산수화를 보며 안으로 들어간다. 매형에게 기술을 배우기 시작해 60년 가까이 표구를 하고 있다는 어르신. 현재는 아들과 딸이 대를 이어 함께 표구사를 운영 중이다.

요즘은 자취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1980~1990년대만 해도 미군 부대와 외국 대사관 덕에 수많은 외국 손님들이 찾아와 호황을 이뤘던 표구사. 그 오랜 세월을 보여주듯 가게 한구석엔 어르신의 손때 묻은 도구가 놓여있다. 한편 아버지와 함께 표구사를 이어가는 아들, 딸에게는 작은 소망이 하나 있다는데. 한평생 표구를 하며 살아온 아버지를 위해 그들이 꿈꾸는 소망이 무엇인지 들어본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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