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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위클리]"수고했어요"…故 종현, 빛나던 별이 지다


샤이니 종현, 찬란했던 9년…21일 영면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故 샤이니 종현의 빈소. 조문을 기다리던 소녀팬은 빈 편지지를 한참 바라보다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갔다. "내 가수, 수고했어. 이만하면 잘했어. 참 고마웠어요." 눈물이 글자 위로 번졌다.

故 종현의 믿기지 않는 죽음에 가요계도, 그의 음악을 아꼈던 팬들도 침통함에 빠졌다. K팝의 인기를 이끌던 한류 아이돌이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뮤지션이었다. 늦은 밤 청취자들을 위로해주던 따뜻한 DJ였다. 불과 며칠 전 무대에 올라 팬들을 마주했던 그가, 하늘의 별이 됐다.

샤이니 종현이 지난 18일 세상과 작별했다. 이날 오후 6시께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한 레지던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후송 됐으나 숨졌다. 이제 겨우 28살, 허망한 죽음이었다.

고인은 최근까지도 활발한 활동을 펼쳐 팬들의 충격과 슬픔이 더욱 컸다. 열흘 전인 지난 9일과 10일에는 솔로 콘서트 '인스파이어드(INSPIRED)'를 열고 뛰어난 보컬 실력과 다양한 퍼포먼스로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내년 1월 컴백을 앞두고 신곡 작업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모두 마쳤다. 멤버 민호와 함께 예능프로그램도 출연했다.

평소처럼 부지런히 오늘을 살았고, 또 열심히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 듯 했다. 그 누구도 깊은 그늘을, 아픈 상처를, 그리고 죽음을 품고 있었음을 알지 못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져서 아파할 때,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며 무대에서 꺼내든 신곡 '환상통'은, 고인이 남긴 마지막 노래 선물이었음을 그 때는 알지 못했다.

故 종현은 유서를 통해 깊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음을 고백했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게 나아…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故 종현은 유서 말미에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의 바람처럼, 많은 이들이 고인을 떠나보내며 수고했다고 했다. 참 잘했다고 했다. 실로 그랬다. 샤이니로, 솔로 가수 종현으로 지난 9년은 참 찬란했다.

1990년생인 종현은 열다섯살의 나이, 청소년가요제에서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게 제안을 받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고. 2008년 5월25일 샤이니로 데뷔했다. 데뷔곡인 '누난 너무 예뻐'를 시작으로 '줄리엣' '루시퍼' '줄리엣' '링딩동' '드림 걸' '에브리바디' '셜록'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대표 한류 아이돌 그룹이었다. 2011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K팝 가수의 최초 합동 공연인 'SM타운' 무대에 올랐고, 2015년에는 샤이니 멤버들과 '꿈의 무대'인 도쿄돔 무대를 밟고 펑펑 눈물을 쏟았다.

종현은 그룹 활동 뿐만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 받는 솔로 가수였고, 아이돌 대표 싱어송라이터였다. 2015년 1월 첫 미니앨범 'BASE'(베이스)를 발표, 타이틀곡 '데자-부'로 각종 차트 1위를 석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정규 1집 '좋아'를 발표하고, 전곡 자작곡으로 구성된 첫 소품집 '이야기 Op.1'를 발매했다. 종현 특유의 섬세한 보컬을 사랑하는 이들이 많았다. 동료 가수인 아이유와 이하이, 엑소에게도 곡을 주며 음악적 역량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직접 집필한 소설 '산하엽-흘러간, 놓아준 것들' 등을 발간했으며, MBC 라디오 '푸른밤 종현입니다'를 진행하며 DJ로도 사랑을 받았다. '푸른밤' 1000일에는 청취자들과 1000번째 만남을 위한 자작곡을 공개할 만큼, 라디오와 청취자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샤이니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린 동시에 음악 골수팬들의 사랑을 받은 뮤지션이었다. 꾸준히 성장하고 진화했고, 자신의 독특한 감성을 음악에 녹여냈다. 그의 노래에 깃든 음악들은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됐다.

여기에 많은 주변 동료들이 "참 좋은 친구였다"고 고인을 추억할 만큼 사려 깊고 배려심 강한 성격에, 샤이니로서 책임감도 남달랐다. 기자회견을 해도 항상 먼저 마이크를 잡고 멤버들을 이끌어가는 든든한 멤버였던 동시에, 콘서트 때는 팬들의 이벤트에 눈물을 펑펑 쏟는 감수성 풍부한 멤버이기도 했다.

그렇게 반짝반짝 빛났던 종현은, 하늘의 별이 됐다. 고인을 아끼고 사랑했던 수많은 동료들과 팬들이 그가 외롭지 않게 마지막을 지켰다.

샤이니 멤버들이 상주로 이름을 올려 내내 빈소를 지켰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소녀시대와 엑소, 슈퍼주니어, 에프엑스 크리스탈, 레드벨벳, NCT 멤버들, 강타, 트랙스, 김민종, 보아 등 고인과 한 소속사 식구인 SM 가수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배웅했다. 고인과 음악적으로 교감하며 친분을 쌓았던 아이유를 비롯해 2PM, 지코, 방탄소년단, 빅스, 비투비, FT아일랜드, 유희열, 이적, 강호동, 신세경, 장재인, 윤하, 에픽하이, 이승철, 장현승, 태양, 산이, 크러쉬, 현아, 개그맨 유세윤, 김신영 등도 눈물로 애도했다.

수천여 팬들도 빈소를 찾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장례식장 지하 1층에 별도의 추모 공간을 마련해 지난 19일과 20일 조문을 받았다. 한파에도 장례식장 밖까지 길게 줄을 선 팬들은 빈소를 찾아 고인을 눈물로 배웅했다. 조의금 대신 편지를, 흰 꽃을 준비했고, 고인의 영정 사진이 내걸린 안내판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팬들은 하나같이 눈물을 쏟아내 현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가요계도 근조기를 내걸었다. SM 후배 그룹 엑소는 앨범 발매일을 연기했으며, 트와이스와 비투비, 세븐틴 등은 일정을 취소하거나 미루며 故 종현을 추모했다.

고인이 눈을 감았던 그 날처럼, 세상과 작별하는 오늘도 많은 눈이 쌓였다. 고인에 대한 슬픔과 그리움도 켜켜이 쌓였다. 많은 이들을 위로해줬던 故 종현의 노래가 더욱 아픈 날이다. 그대가 떠오르는 날에는 그가 세상에 남긴 음악을 들으며 추억하고 또 위로 받기를.

"혜야 어찌 떠나려는거야/안녕이란 그런 잔인한 말로 떠나버리는 너를 원망하겠지/제발 가지 말아 혜야"(샤이니 '혜야')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괜찮아요/내가 안아줄게요/정말 수고했어요."(이하이 '한숨')

"수고 했어요/정말 고생했어요/그댄 나의 자랑이죠"(종현 '하루의 끝')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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