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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양상문이 떠올린 김경문과의 '40년 인연'


안부 편지 주고받던 선·후배…"그러나 현실은 냉혹"

[한상숙기자] 가을비가 냉엄한 승부의 세계를 잠시 잊게 했다. 양상문 LG 감독이 비 내리는 마산구장을 바라보면서 김경문 NC 감독과의 추억에 잠겼다.

양 감독과 김 감독의 인연은 4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이후 부산 동성중, 고려대에서 1년 선후배 사이로 한솥밥을 먹었다. 양 감독은 "내가 13살 때 만났으니 한 40년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선배와 만났다"고 전했다.

같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둘의 사이는 애틋해졌다. 양 감독은 "김경문 선배가 나를 많이 챙겼다. 중학교 때 안경을 처음 착용했는데, 세수한 뒤 안경을 수돗가에 벗어두고 가면 선배가 '안경 가져가라'면서 꼭 챙겨줬다"고 추억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양 감독은 부산고, 김 감독은 공주고로 진학해 떨어져 지내게 된 뒤에도 인연은 이어졌다. 당시 둘은 편지를 주고받으며 안부를 챙겼다고. 양 감독은 "선배가 공주고로 오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때 서로 편지를 썼다"고 전했다.

고교 시절 둘은 전국대회 우승을 놓고 다투기도 했다. 양 감독은 "공주고가 전국대회 우승을 했고, 우리가 준우승했다. 2-4로 졌다. 그 때는 오전에 준결승을 치르고 오후에 결승전을 치렀던 시절"이라면서 기억을 더듬었다.

고려대에 나란히 진학한 후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 양 감독은 "선배가 먼저 입학했고, 나도 1년 후에 고려대에 진학했다. 이후 3년 동안 형·동생 관계로 친하게 지냈다. 선배가 프로에 입단한 후에는 고기도 사주고, 옷도 사줬다"고 회상했다.

질겼던 인연의 끈은 올 시즌 준플레이오프까지 이어졌다. 양 감독은 과거 기억을 먼저 꺼냈다. "미디어데이에서 얘기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만난 게 한편으로는 기뻤다.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형과 성공을 위해 운동장에서 함께 땀을 흘리고 있으니까. 물론 경력도 좋고, 성과도 많은 분이시다. 형과 이렇게 중요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좋다. 옛날 생각이 많이 난다."

그러나 승부 앞에서는 냉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경험을 앞세워 1차전을 가져갔다.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 무대를 밟은 NC는 2차전에서 설욕을 노린다. 두 감독은 서로를 무너뜨려야 살아남는 전장에 서 있다. 양 감독은 "현실이 냉혹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조이뉴스24 창원=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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