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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기자]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뤄낸 새로운 '우생순'의 주역들은 모두 일본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았다. 경기 전날 자정이 지나서야 잠들 정도로 오직 승리만을 갈구했다.
뚜껑을 열자 예상대로 일본의 저항은 대단했다. 그러나 한국이 한 번의 가로채기에 의한 득점을 올린 뒤 일본은 와르르 무너졌고 순식간에 점수가 벌어졌다. 아시아 핸드볼 최강국 한국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21일 오후 중국 창저우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풀리그 일본과 5차전에서 27-22로 승리했다. 대회 1위를 차지한 한국은 런던행 티켓을 따냈다.
경기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한국을 너무나 잘 알고 있던 황경영 일본 대표팀 감독이 수비를 촘촘하게 세우며 괴롭혔다. 후반 16분까지 18-16으로 한국의 근소한 리드였다.
이후 센터백 김온아(23, 인천시체육회), 라이트윙 우선희(33, 삼척시청)의 효과적인 공격이 빛나면서 한국은 점수를 벌려나가 24-17, 7점차로 달아났고 결국 귀중한 승리를 얻어냈다. 골키퍼 문경하(31, 경남개발공사)의 선방까지 빛난 최고의 경기였다.
경기 뒤 한국 대표 선수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올림픽 본선행을 기뻐했다. 한국에서 원정 온 109명의 응원단은 막대 풍선을 두들기며 환희의 축하 세리머니를 펼쳤다.
주장 우선희의 기쁨은 남달랐다. 그는 "기분이 좋다. 일본이 점수를 좁히기 위해 끝까지 달려들어서 긴장했다. 투지가 보이더라"라고 어려운 승리를 자축했다.
이번 대회는 맏언니들의 역할이 특히 빛났다. 피봇 김정심(35, 용인시청), 피봇 김차연(30, 오므론), 레프트윙 장소희(33, 소니), 라이트백 최임정(30, 대구시청), 골키퍼 문경하 등이 고비마다 팀을 구했다.
우선희는 "노장 선수끼리 의지가 많이 됐다. 후배들이 우리가 하는 것을 보고 잘 따라와줘서 너무나 고마울 따름이다"라며 신구조화가 본선행의 원동력이었음을 전했다.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우선희는 무릎 부상으로 본선을 포기했다. 예선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너무나 아쉬웠다. 때문에 런던행에 대한 의지는 남다르다. 그는 "내년에는 여자 핸드볼의 해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2004 아테네 대회 이후 두 번째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골키퍼 문경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의 아픔이 있어서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문경하는 1점차의 접전 상황에서 환상적인 선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그는 "이번 대회는 1등만 런던행이라 부담이 컸다"라며 "다들 티 안내고 열심히 하려고 하더라. 좋은 결과를 내서 기쁘다"라고 즐거워했다.
7득점을 해낸 김온아는 "상대가 느슨하다고 생각해 계속 돌파를 했다. 내가 돌파를 해서 수비를 끌어내려고 했다"라고 전략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김온아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일본전에서 1골을 넣는 부진으로 패배의 원인을 제공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는 "최근 일본과 경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는데 자존심이 상했다"라며 "만회하려고 생각했다. 이제는 막내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활약으로 일본에 설욕전을 편 소감을 전했다. 또한 런던에서 또 다른 기적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이뉴스24 /창저우(중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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