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넥센 김영민이 데뷔 후 최고 피칭으로 생애 첫 완봉승의 기쁨을 누렸다.
김영민은 5일 인천 SK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5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2006년 2차 2라운드로 현대 유니폼을 입은 김영민은 통산 206경기에서 23승 28패 8홀드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한, 크게 주목 받지 못한 투수였다. 그러나 올 시즌 선발 전환 후 4경기 만에 완봉승을 거두며 새로운 히어로의 등장을 알렸다.

김영민은 올 시즌 56경기에 등판해 3승 5패 평균자책점 4.87을 기록 중이었다. 꾸준히 중간 계투로 활약하다가 지난달 17일 목동 롯데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변경했다. 김영민의 선발 전환은 염경엽 감독이 시즌 막판 꺼낸 회심의 카드였다.
첫 선발 등판서 3.2이닝 4실점을 기록한 김영민은 23일 잠실 LG전에서 4.2이닝 3실점(1자책), 30일 광주 KIA전에서 4이닝 1실점으로 점점 상승세를 보였다.
그리고 이날 SK전은 9회까지 홀로 마운드를 지켰다. 80구에 다다르면 구위가 떨어지는 점이 문제였지만, 이날은 탁월한 투구수 조절 덕분에 99구 만으로 경기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었다.
최고 구속 153㎞의 직구(58구)와 슬라이더(37구), 커브(2구), 포크볼(2구)를 섞어 던졌다. 삼진은 3개뿐이었지만, 맞혀 잡는 투구로 SK 타선을 제압했다. 김영민의 선발승은 지난 2013년 8월 10일 목동 한화전 이후 756일 만이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김영민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투구수가 안 된다. 80개가 되면 힘이 떨어진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날은 짠물 피칭으로 염 감독의 걱정마저 말끔하게 지웠다.
1회말을 삼자범퇴 처리한 김영민은 2회 정의윤에게 우중간 쪽 안타를 내줬으나 박정권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했다. 브라운이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김강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3회말 1사 후 박계현, 이명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사 1, 2루에 몰렸으나, 김성현을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잡아내고, 귀루하지 못한 박계현도 나란히 아웃돼 고비를 넘겼다. 수비의 도움이 컸다.
4회말 1사 1, 2루에서는 브라운을 유격수 병살타 처리했고 5회말은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7회말부터 8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운 김영민은 9회말 2사 후 이재원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정의윤을 초구에 3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경기를 끝냈다.
9회에도 150㎞를 찍을 정도로 피칭에 힘이 넘쳤다. 완봉이 확정되는 순간 김영민은 마운드에서 주먹을 번쩍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넥센은 김영민의 완봉승을 앞세워 7-0으로 승리하고 시즌 최다인 8연승을 달렸다.
김영민은 "그동안 쌓여왔던 것들이 완봉승을 하면서 후련해진 것 같다. 항상 고비가 오면 집중력이 흐트러져 위기를 자초했었는데, 오늘은 위기 상황에서 더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면서 "팀이 연승 중이고, 순위 싸움 중이라 많이 부담됐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이 좋다. 앞으로 야구에 더 집중하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감독님과 손혁 투수코치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김영민은 변화구 제구가 되면서 주 무기인 직구까지 살아났다. 원래 더 일찍 '포텐'이 터졌어야 할 선수인데, 오늘을 계기로 한 단계씩 더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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