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민의당이 개헌 추진을 당론화하면서 비 문재인 연대에 시동을 걸어 향후 정치권에서 개헌을 명분으로 한 비문 신당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의 분당이 가시화된 이후 정치권 구도는 급변하고 있다.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새누리당과 비박계의 보수신당, 국민의당, 더불어민주당, 정의당까지 원내 5당 구조로 짜여졌고, 원내교섭단체 조건으로 봐도 1988년 13대 총선 이후 26년 만이다.
그러나 이미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합집산은 시작됐다. 국민의당이 개헌의 즉각 논의를 당론화하면서 이를 매개로 한 비 문재인 연대의 선봉에 선 것이다.
연대 대상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새누리당 비박계-국민의당-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 등 제3지대-민주당 내 비문계까지다. 이같은 연대가 성공한다면 중도보수를 표방한 거대 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
개헌파에는 반기문·안철수·유승민·오세훈·손학규·김부겸 등 현재 차기 주자로 상당한 지지를 받은 이들이 대다수 포함돼 있다. 이들이 치열한 경선을 통해 연대에 대한 흥미를 키우는 것이 가능하고, 여기서 선출된 주자는 충청과 영남 일부, 호남 일부 등을 망라하는 전국적인 지지세를 형성하게 된다.
신당 창당을 본격화하고 있는 정병국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우리는 개헌을 토대로 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당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창당된 후에는 모든 정치적인 이슈에 참여하고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대표적인 개헌파인 김부겸 의원 측은 "현재로서는 정계개편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이르다"고 말했다. 개헌을 매개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아 비문연대가 등장할 가능성이 적지는 않다.
◆비문연대 등장, 아직 변수 많다
그러나 비문연대가 현실화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주요 연대 대상인 개혁보수신당 측 인사들의 핵심 과제는 비문연대가 아닌 보수 주도권 획득이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친박계 위주의 새누리당보다 비박계의 개혁보수신당의 지지율이 더 높게 나오고 있지만,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과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에서는 새누리당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개혁보수신당은 기존 친박계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인명진 목사를 새 비대위원장으로 강력한 혁신경쟁에 들어설 새누리당에 보수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 것이 1순위다. 이 결정은 내년 초 입국해 향후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할 수 있느냐로 결정될 것이다.
유승민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기존 새누리당 대선주자의 대부분은 개혁보수신당에 속해 있어, 반 사무총장이 개혁보수신당을 선택하면 새누리당은 불임정당화될 전망이다.
보수세력 집권 전략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개혁보수신당이 비문연대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보수의 외연 확장 측면이 되는 것이어서 국민의당 지지층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의 지지층은 대부분 호남과 개혁으로 야권 지지층에 속한다. 이들이 새누리당 비박계와의 연대를 지지할 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과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층이 반발하면 이들은 비문연대를 추진할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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