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자중지란에 빠진 새누리당이 분당의 길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12일 서로를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하며 탈당을 촉구했다.
친박계는 전날 대규모 심야회동을 갖고 비박계 공세에 맞설 '혁신과통합연합' 발족을 예고했다. 이들은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출당조치 검토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반면, 비박계는 이정현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8인의 실명을 거론하며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장우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비상시국회의는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 즉각 사퇴 및 대대적 인적청산을 요구했다"며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먹던 밥상을 엎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을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최고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한마디로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라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막장 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이 탈당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당에서 출당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충분히 출당조치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비박 "친박모임, 보수재건 반대하는 세력이 사당화"
비박계는 이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 좌장 최경환, 맏형 서청원 의원을 '친박 8적'으로 규정하며 탈당을 촉구했다.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대표·실무자 연석회의를 갖고 "전날 친박 의원들이 모여 혁신과 통합이라는 모임체를 만들었다"며 "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혁신과 통합이라는 가면을 뒤집어쓴 채 당을 국민으로부터 떠나게 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친박 세력의 모임은 사실상 보수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세력들이 모여서 정치 생명을 연장하게 하는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시국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새누리당이 보수의 재건을 이뤄낼 수 있도록 친박계 지도부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친박 주동세력인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 의원, 촛불민심을 우롱한 김진태 의원 등 8인은 당에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 의원들이 어제 모여 회동하는 모습은 국민에 대한 저항"이라며 "당의 입장에서 민심을 거스르는 이같은 행동은 자해행위가 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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