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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폭스바겐 '친환경' 허위광고에 과징금 373억


아우디·폭스바겐 2개 국내 법인 및 전·현직 임원 5명 고발 조치

[이영은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AVK)와 독일 본사 등의 차량 배출가스 관련 부당 표시·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373억원을 부과한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AVK와 폭스바겐 본사는 물론 AVK의 전·현직 고위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AVK 및 폭스바겐·아우디 본사는 인증시험 조건에서만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도록 임의설정된 차량을 판매하면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차량임과 동시에 높은 성능·연비를 발휘하는 것처럼 부당하게 표시·광고 행위를 해왔다.

AVK와 폭스바겐·아우디 본사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신문, 잡지, 인터넷, 브로셔 등을 통해 자사 차량에 대해 유로5 기준을 충족한다는 등 친환경성을 강조해 표시·광고했다.

폭스바겐·아우디 본사는 광고의 기초가 되는 배출가스 관련 자료 및 광고시안을 제공해 광고에 사용하도록 하고, AVK는 이를 바탕으로 광고를 직접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또 해당 차량이 높은 연비와 성능을 유지하면서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는 고연비(고성능)·친환경 차량으로 광고하기도 했다고 공정위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 차량은 오직 인증시험 중에만 유로5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만족하도록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조작(임의설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AVK 등 3사는 이들 차량이 유로5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는 상태에서 표시된 연비·성능을 발휘하거나 또는 경쟁차량보다 우수한 연비·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도 실증하지 못했다.

유로5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출가스 재순환장치를 정상적으로 작동시킬 경우 불완전연소로 인해 출력 및 연비가 저하된다는 것이 환경부 및 관련 전문가의 일반적 견해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작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통상적인 작동상태에서는 배출가스 기준에 미달하는 데도, 이런 사실을 숨긴 채 환경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차량으로 표시·광고하였다는 점에서 거짓·과장성 또는 기만성이 인정된다"면서 "또 소비자들은 사업자의 표시·광고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최근 황사, 미세먼지 등 영향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AVK의 디젤차 판매량이 표시·광고기간 급증한 점을 볼 때 공정거래 질서를 해치거나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 AVK의 디젤차 판매량은 2008년 4천170대에서 지난해 6만2천353대로 약 15배 급증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임의설정 사실이 알려진 후 AVK의 판매량은 대폭 감소했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폭스바겐은 33.1%, 아우디는 10.3% 하락했다. 이들 회사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휘발유차도 포함하는 수치지만 AVK의 디젤 판매 비중이 90%대에 달하는 만큼, 디젤차 판매량도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공정위는 추정했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의 행위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에 저촉된다고 판단, AVK 등 3개 법인에 시정명령 및 공표명령을 부과했다. 또 AVK에 표시광고법상 역대 최고 금액인 373억2천600만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AVK, 폭스바겐 본사와 함께 안드레 콘스브룩 아우디 영국법인 사장(전 AVK 대표이사), 테렌스 브라이스 존슨 AVK 대표이사, 트레버 힐 아우디 본사 임원(전 AVK 총괄 대표), 요하네스 타머 AVK 총괄대표,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전 AVK 폭스바겐 사업부문 사장) 등 전·현직 고위임원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아우디 차종에 대해서는 친환경 관련 광고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 아우디 본사는 고발에서 제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황사·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대기환경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차량의 친환경성 여부 등과 관련해 부당 표시·광고를 한 사안에 대해 표시광고법상 역대 최고 금액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엄중 제재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 의결서 등을 소비자들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증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피해구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4천여명의 차량 구매자가 광고 내용에 미달하는 차량을 구매한 점, 중고차 가격 등 차량 가치가 하락한 점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이 같은 부당 표시·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법 위반행위 적발시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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