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웅기자]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과 원외 인사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가 21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징계요구안을 당 윤리위원회에 공식 제출했다.
전날 박 대통령에 대한 출당을 요구한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통해 소속의원 29명과 원외당협위원장 7명 등 총 36명이 대통령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검찰에 피의자로 입건됐다. 검찰은 최순실씨에 대한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며 "최근 시국상황과 관련해 당의 윤리위원회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당헌·당규상 당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행위 결과로 민심을 잃게 할 경우 징계할 수 있도록 명시됐다"며 "다만 대통령은 헌법상 불소추 권한이기 때문에 기소를 못 하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만으로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윤리위 소집을 위해 이진곤 윤리위원장과 접촉했느냐는 질문에 "교감을 나누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이 위원장에게 연락하지 않았다"며 "공식적으로 윤리위 소집 관련한 문서를 접수했기에 나머지는 윤리위원장과 윤리위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로써 당 윤리위원회는 접수된 내용을 검토한 뒤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단계의 징계를 할 수 있다. 탈당 권유의 경우 10일 안에 탈당하지 않으면 즉시 제명된다.
다만 박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출당에 해당하는 제명에 대해서는 당 윤리위원회의 의결 후 최고위원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 지도부는 친박계 의원이 장악한 탓에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이날 "비주류 비상시국위가 추진하는 대통령의 윤리위 제소와 출당은 당규상 위반이다"며 "당규에는 기소의 경우에만 당원권 정지와 출당을 할 수 있고, 최고위원회의와 의총도 거쳐야 한다.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이용하려는 행위에 대해 비열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황 의원은 "윤리위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모르고 윤리위가 징계 결정을 내리더라도 현 친박 지도부가 이를 통과시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당 윤리위가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것만으로 우리들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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