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기자]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6'이 지난 17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했다. 그러나 국내 주요 업체가 상당수 불참하고 현재 최고 이슈인 '가상현실(VR)'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지스타도 해외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웹젠 외에 주요 게임 업체들은 B2C(개인 대상) 부스 참여를 고사했다. 빈자리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 룽투코리아,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BNEK) 등 해외 업체들이 메웠다.
국내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업체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국내 게임의 현주소와 내년 기대작을 한눈에 살펴볼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몇몇 관계자들은 '속 빈 강정'이라며 '지스타 2016'에 비판의 목소리를 보냈다.
또한 국내 업체들이 최신 모바일 게임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지 못하는 분위기다. 넥슨은 B2C 중앙에 400부스 규모의 모바일 게임 체험존을 개설했고, 넷마블게임즈와 웹젠이 대규모 시연대를 마련했지만 관람객들은 게임 시연보다 부스 체험 보상이나 모델을 쫓는 경우가 더 많았다.
지스타 관람객이 많은 관심을 보인 것은 주로 가상현실(VR)이었다. '플레이스테이션 VR(PS VR)'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이하 바이브)' 등 최신 가상현실 기기와 이를 이용한 어트랙션 게임들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시종일관 사로잡았다.
실제로 SIEK와 엔비디아 등 VR 관련 부스에는 체험을 기다리는 사람으로 북적였다. 모바일 게임 위주인 국내업체들의 부스와 달리, 이들은 VR과 관련된 다채로운 콘텐츠로 관람객을 이끌었다.
VR 기기의 현재 가격이 비싸다는 점도 사람들의 체험을 이끈 이유 중 하나다. 가장 싼 것으로 평가받는 'PS VR'이 약 50만원이며 이번에 국내 출시 가격을 발표한 '바이브'의 가격은 125만원에 이른다. 구매하기에 부담되는 가격이란 점에서 미리 체험하고 현재 VR 콘텐츠의 현실을 가늠해보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현장에서 만난 관람객 이상진(28) 씨는 "대작으로 불리는 국산 모바일 게임을 몇 개 해봤는데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며 "VR로 즐기는 어트랙션 기기가 훨씬 재밌어 보인다. 쉽게 구매할 수 없는 기기이므로 여기서 체험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해외 업체들이 부럽다"며 "주요 업체가 불참을 선언하는 등 전반적으로 국내 업체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러한 상황이 빨리 타개되길 바란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박준영기자 sicr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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