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차량용 전장 부품 기업 '하만(Harman)'과 RCS 플랫폼 기업 '뉴넷 캐나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과 기존의 주력 사업인 '모바일·가전제품'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합병(M&A) 추진에 대해 경쟁력 확보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한다는 부분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만 인수는) 성장성 확보가 시급한 마당에 인수를 통한 차량용 시장에서 지름길 찾기라는 선택이 될 수 있다"며, "삼성이 전장사업팀을 신설했음에도 성과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보수적인 자동차 고객을 처음부터 새로 확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인데 하만을 브리지로 활용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6월 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조인언트' 인수를 추진한데 이어 8월 미국 럭셔리 가전 업체 '데이코'와 인공지능 스타트업 '비캐리어스'를, 9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업체인 '비브랩스' 인수도 추진한 바 있다.
◆ '하만' 인수, 토털 전장부품 기업 성장의 발판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해 텔레매틱스·보안·OTA(Over The Air)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왔지만, 하만 인수를 통해 인포테인먼트 및 텔레매틱스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토털 전장부품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5G 통신 기술을 비롯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 인공지능(AI) 및 음성인식 솔루션, 모바일 및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 축적한 사용자경험 등을 통해 완성차 업체들이 더 높은 사용자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것.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강화에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동부증권은 "하만은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주 고객으로 BMW·다임러·포드·GM·폭스바겐 그룹 등을 확보하고 있다"며, "하만 인수는 차량 고객 확대를 위한 기반 마련으로, 하만을 브리지로 활용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오디오·인공지능' 삼성만의 차별화 포인트로 부상
하만은 전장 외에도 JBL를 비롯해 하만카돈·마크레빈슨·AKG ·뱅앤올룹슨(B&O)·바우어앤윌킨스(B&W) 등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미엄 오디오는 최근 글로벌 모바일 및 가전 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 가상현실(VR), 웨어러블 등의 각종 가전제품에 하만의 음향기술과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TV의 경우, 수년 전부터 삼성전자 내부에서 프리미엄 오디오 구현을 위해 B&O 등의 인수를 준비했던 만큼 이르면 내년 출시될 차세대 제품부터 적극 도입이 예상된다.
전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내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대결의 한 축은 '오디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넷 캐나다 인수로 확보하게 될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s) 서비스는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로 준비해온 AI 서비스와 접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AI 및 메신저 기능을 결합해 대화형 인터페이스의 일종인 '챗봇' 서비스 도입이 가능하기 때문.
RSC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만든 통합 메신저 규격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단순 메시지(SMS) 전송을 비롯해 사진·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송과 그룹 채팅이 기능을 제공, 음성인식 솔루션 기반의 음성검색이나 지도서비스 등의 서비스 추가도 가능하다.
특히, RCS는 이동통신사업자간 연동이 가능해 삼성전자의 RCS 지원 기기 사용자는 별도의 제약 없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시용할 수 있다.
전자업계 한 전문가는 "RCS 서비스는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하거나 메신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카카오톡과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며, "앱 설치 없이 사용자들에게 일관된 사용자경험(UX)을 제공, 각종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게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RCS 인프라가 없는 RCS 서버 솔루션을 제공, 이동통신사업자들의 RCS 도입을 가속화해 RCS 기술이 탑재된 기기 보급을 확대해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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