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국내에서도 환경보호, 사회책임, 바른 지배구조 등에 중점을 둔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투자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 신한금융투자의 박재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연기금의 ESG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ESG 투자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또는 사회책임경영을 유도하기 위한 투자활동을 말한다.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책임의 이행정도를 고려해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주된 관점이 환경 보호 경영(E), 사회책임(S), 기업의 지배구조(G)등이 된다.
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대형 공적 연기금인 일본 GPIF(연금적립금관리운용), 미국 CalSTRS(캘리포니아 교직원연금) 및 대만 노동기금국 등이 ESG 투자를 개시/확대할 계획이다. 일본 GPIF는 이르면 올해 안에 사회책임투자를 시작하기 위해 ESG 주가 지수를 만들 예정이다. CalSTRS 또한 기업 지배구조와 ESG 팩터에 초점을 둔 스마트 베타 전략의 운용을 준비중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이들의 결정은 ESG가 장기운용할 공적연금의 투자처로 적절하고 안정적인 수익도 예상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ESG 투자는 단순히 사회환원적 요소만을 고려한 투자가 아니라, 재무적 관점에서 개별 기업의 테일 리스크를 회피하고 보유 자산의 장기적 가치 극대화를 도모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브리티시 패트롤리엄의 원유유출 사고 ▲폭스바겐 리콜 ▲옥시 사태와 같이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비재무적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이란 것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사회책임투자가 성숙한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2009년 이후 ESG 전략지수는 해당 국가의 대표 벤치마크 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연도별로 살펴봐도 최소한 지수만큼의 성과는 내주고 있다"며 "단순히 사회환원적 요소 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과 제고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의 ESG 투자 성과는 미국과 유럽에 비하면 그리 좋지 않은 편이다. 한국의 ESG 전략지수는 2011년 이후 부진한 성과를 보였는데, 이 전략이 투자자에게 충분히 인식되지 못했고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한 영향이 작용한 결과로 파악됐다.
박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옥시 사태 등을 거치면서 연기금이 사회책임투자를 늘릴 개연성이 충분해졌다"며 "사회책임투자가 활성화된다면 유럽과 미국의 선례를 따라 한국에서도 ESG 전략지수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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