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NHN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카카오가 지난달 출시한 모바일 게임 '프렌즈팝콘'이 1년 이상 롱런한 '프렌즈팝'과 유사하다는 시장 반응이 나오면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파트너사가 내놓은 흥행작을 카카오가 답습한 게 아니냐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고, 카카오는 '라인업 다각화의 일환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 양사가 카카오 게임을 놓고 특허권 소송을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에 불거진 '프렌즈팝콘' 유사성 논란이 새로운 분쟁의 도화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이용자들, '프렌즈팝콘' '프렌즈팝' 유사한 걸로 인식
1일 각종 블로그, 게임 커뮤니티 등에서는 '프렌즈팝콘 포 카카오(이하 프렌즈팝콘)'가 '프렌즈팝 포 카카오(이하 프렌즈팝)'와 흡사하다는 이용자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두 게임의 제목이 비슷하다보니 '프렌즈팝콘'을 '프렌즈팝'의 후속작으로 여기는 이용자도 있었다.
카카오가 지난달 25일 출시한 '프렌즈팝콘'은 똑같은 모양의 블록 3개를 이어맞추는 이른바 매치3 퍼즐 게임이다.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접목해 라이언, 튜브 등 인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카카오의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개발을 맡았다.
'프렌즈팝'은 NHN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NHN픽셀큐브가 개발한 매치3 게임으로, 이 역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한다.
실제 두 게임을 각각 플레이한 결과 ▲육각형 퍼즐 블록 모양을 택한 점 ▲카카오프렌즈 IP를 사용한 점 ▲소셜 재화로 '콘'을 사용하는 점 등에서 유사했다. 퍼즐맵과 게임 내 아이템, 게임 화면 등도 비슷했다.
◆NHN엔터 "유감"…카카오 "다양한 이용자 취향 고려"
이처럼 '프렌즈팝콘'과 '프렌즈팝'이 유사하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NHN엔터테인먼트는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권에 오르고 현재까지도 매출 순위 20위권을 이어오고 있는 '프렌즈팝'과 유사한 게임을 카카오가 내놓은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다.
현재 NHN픽셀큐브는 '프렌즈팝콘' 출시에 따른 '프렌즈팝'의 이용자 이탈을 최소화 하기 위해 업데이트,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HN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프렌즈팝'이 1년이상 높은 인기를 유지해오며 카카오프렌즈 IP의 가치를 높이는 데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면서 "그럼에도 카카오가 게임명이나 방식 등 '프렌즈팝'과 매우 흡사한 게임을 자체 개발해 출시한 것에 대해 우리는 사업파트너로서 유감스러운 입장"이라고 전했다.
반면 카카오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르적 특성이나 보이는 외견은 비슷할 수 있으나, 실제 게임성 자체는 차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측은 "매치3 장르에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큼 두 게임이 유사하다고 느끼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같은 퍼즐 장르에서도 선호하는 장르가 나뉘듯 다양한 이용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프렌즈팝콘'을 출시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파트너사가 내놓은 흥행작과 유사한 게임을 카카오가 자체 개발해 내놓은 것은 파트너십을 저버린 행위라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애써 사업을 하면서 게임을 흥행시켰는데, 카카오가 똑같은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해 버리면 개발사들은 설 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일개 개발사는 퍼블리셔·플랫폼의 힘을 당할 수 없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프렌즈팝콘'으로 인해 미묘해진 양사가 본격적인 분쟁을 벌일지도 관심사다. 이미 양사는 지난 5월부터 특허 분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다. NHN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K이노베이션은 카카오 게임이 '친구 API' 특허를 침해했다며 카카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권 침해 금지 및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카카오는 카카오 게임이 해당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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