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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힘 실리는 개헌론


국민 절반이 개헌 찬성…다만 시기와 방식에는 의견 달라

[이영웅기자]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수그러든 개헌론의 불씨가 되살아나고 있다. 역대 정권 말기에는 최순실 사태와 같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 드러나는 만큼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은 이번 사태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28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에 따르면 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율이 17%까지 추락하며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욱이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한 자릿수 대의 지지율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정치권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최순실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에 합의했지만, 방식과 수사 규모 등을 두고 대립하고 있다. 더욱이 청와대는 여당의 인적쇄신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거국내각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의원내각제의 경우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면 즉각 정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내각을 즉각 해체하고 총선거를 통해 새로운 내각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원집정부제는 대통령이 외치만을 담당하며 권력을 분산하는 탓에 권력비리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같은 이유로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은 지난 27일 "최순실 사태는 6공화국에 종언을 고하고 7공화국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사태의 중심엔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 뒤에 숨어 실세로 있게 한 6공화국 체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가세했다. 정 의장은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헌토론회에 참석, "작금의 상황은 개헌이 왜 필요한지를 반증한다"며 "무소불위 대통령 권력이 가진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8일 "야당이든 여당이든 누가 집권하더라도 이 같은 사태는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며 "최순실 사태처럼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낀 사건이 어디에 있느냐. 근본적인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이들의 개헌론에 화답했다.

◆국민 10명 中 5명, 개헌 필요…방식과 시기에는 이견

아울러 개헌에 대한 국민 여론도 우호적이다. 28일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 응답자의 54%가 '현행 대통령제에 문제가 있으므로 개헌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33%는 '제도보다는 운용상의 문제이므로 개헌이 필요치 않다'고 답했고, 14%는 의견을 유보했다.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과반에 이른 것은 관련 설문조사 실시 이래 처음이라는 것이 갤럽 측의 설명이다.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4년 중임제의 선호도가 40%로 가장 높았고 분권형 대통령제(24%), 의원내각제 (16%) 순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헌 시기를 놓고서는 다음 정권(54%)에 해야한다는 의견이 이번 정권 임기 내(38%)보다 많았다. 최순실 사태로 인해 국민 상당수가 임기 내 개헌을 완료하겠다는 대통령발 개헌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25∼27일 전국 성인 1천33명을 대상으로 대통령제 개헌의 필요성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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