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기자] 삼성전자의 대화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이 연이은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해외 공급 물량을 생산하는 베트남공장도 갤럭시노트7 생산라인의 가동을 멈췄다. 이는 공식 리콜 조치 이후에 판매된 개선품에서도 발화 사고가 이어지는 데 따른 조치다.
현재까지 확인된 갤럭시노트7의 개선품 발화 사례는 총 8건이다. 이 중 5건은 미국에서, 나머지 3건은 각각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 발생했다.
미국 연방정부기관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지난 5일(현지시각) 켄터키주 루이빌공항 내 사우스웨스트항공 비행기에서 발화한 갤럭시노트7 개선품을 수거해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이 기관은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개선품에 결함이 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CPSC는 갤럭시노트7의 미국 내 판매를 중지하거나 다시 한번 리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IM사업부문의 실적 회복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계속되는 개선품 발화 사고에 美 AT&T 등 이통사 판매 중단 발표
첫 개선품 발화 사고는 국내에서 발생했다. 지난 1일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한 소비자가 자신이 사용하던 갤럭시노트7 교환품이 발화했다고 주장했던 사건이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수거해 민간 제품검사기관 한국SGS와 정부기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에 맡겼다. 이 두 기관은 발화 원인이 외부 충격이라는 결론을 내렸고,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켄터키주 루이빌공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비행기에 탑승한 한 소비자가 가지고 있던 갤럭시노트7 교환품이 발화했다는 사실이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에 CPSC와 연방항공청(FAA)이 발화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미국 켄터키주 니콜라스빌, 텍사스주 휴스턴뿐 아니라 버지니아주, 미네소타주 등지에서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례가 잇따라 보고됐다.
이미 버라이즌, AT&T, 티모바일, 스프린트 등 미국 4대 통신사는 지난 7일(현지시각)부터 갤럭시노트7를 타 기기로 변경할 수 있는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AT&T와 티모바일은 갤럭시노트7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9일 결정했다.
AT&T의 경우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갤럭시노트7 개선품의 교환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티모바일은 자사 홈페이지에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갤럭시노트7 신규 판매와 교환품의 재교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일 갤럭시노트7의 공식 리콜을 발표하면서 발화 원인이 배터리에 있다고 주장했지만, 개선품에서도 같은 사고가 일어났기 때문에 기기의 결함이 제품 본체에 있다는 주장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CPSC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 중국 규제 당국 등 각국 국가기관과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공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펴고 있다.
◆"판매 전면 중단될 경우 기회손실 비용 7천억원 예상"
삼성전자는 CPSC의 발표 전에 선제적으로 갤럭시노트7의 생산을 중단했지만, 제품의 추가적인 결함이 드러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은 4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가 4분기에 전면 중단되면 기회 손실 비용은 7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갤럭시노트7 리콜은 단기 이슈로 판단되지만 품질 테스트 검사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삼성전자 사업 방향성은 스마트폰보다는 3차원 낸드(3D NAND) 등 반도체에 있다고 봐야 한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갤럭시노트7의 국내 리콜 작업은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약 85% 완료된 상태다. 아직까지 7만대의 구형 갤럭시노트7이 국내에서 사용 중이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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