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나기자] 재단법인 미르, K스포츠재단을 둘러싼 의혹이 정기국회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단 설립 허가 및 기부금 모금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더해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정윤회 씨의 전 부인) 씨가 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신청 하루 만에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허가한 점, 두 재단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해 기업들로부터 기부금을 모금, 800억원이 넘는 기금을 마련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야당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고(故) 최태민 목사의 딸 최순실 씨가 재단 설립·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 정권 실세가 개입한 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하며 정기국회에서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사건은 권력 실세, 비선 실세 문제로 시작해 대기업의 거액 자금 출연, 불투명한 재단 운영 등 종합적으로 볼 때 권력형 비리"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최모씨와의 특수관계로 설립된 재단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문화부의 태도가 이해 안 된다"며 "공익재단의 설립 목적과 추진 주체를 정밀하게 점검할 의무가 부처에 있는데 어떻게 하루 만에 확인할 수 있나. 이것은 미리 해주기로 권력 실세가 합의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또 "대기업의 묻지마 출연 문제도 800억원이 넘는 게 자발적 모금이라고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10개월 간 별 사업 없이 돈만 쌓고 세월을 보냈는데 이 정도면 문화부와 관리 관청이 실사해 징계 받을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는 "당사자가 분명히 해명하고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정희 기념관 모금 때 전경련에서 30억원을 대고 어떤 기업도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후반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되니 2천억여원이 모금됐고, 박정희 재단을 건립하고 기금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기업이 800억원을 자발적으로 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건재한 이유가 이 두 재단의 탄생 일화를 깊숙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며 "이것은 제2의 일해재단이자 박근혜 재단이다. 대정부질문, 국정감사를 통해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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