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혜기자] 미국 정부와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이하 갤노트7)의 사용 중단을 권고하면서, 올 4분기 반도체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갤노트7 리콜 사태가 휴대폰 부품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부품업계 손실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2일 "미국·유럽 등에서 갤노트7 사용중지 권고 조치와 갤노트7을 대체할 만한 뚜렷한 경쟁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에서 4분기 스마트폰과 반도체 섹터에 대한 리스크가 다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D램 현물 가격은 전주 대비 상승했으나, 주요 국가에서 갤노트7 사용중지 권고가 잇따르고 있어 '갤럭시 배터리 게이트'가 4분기 스마트폰·반도체 수요에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갤노트7 사용자 가운데 삼성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배터리를 점검한 소비자는 10% 미만"이라며 "배터리 폭발의 심각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았고, 현실적으로 시간을 내서 서비스센터를 방문하는 등의 불편함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국 정부와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사용중지 권고로 잠재적 구매 대기자들의 갤노트7 구매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국내보다 소비자의 권리를 중요시 여기는 미국 등에서 강제 수거를 포함한 더 높은 수준의 '공식 리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스마트폰·반도체 업종의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점검과 교환만 지켜보고 있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 공식 리콜이 이뤄지게 되면 매장 판매나 전시, 중고품 거래 등 모든 형태의 유통이 금지될 수 있다"며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삼성전자에 갤노트7 강제 수거 명령 등을 내릴 수도 있어 향후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플과 타사의 경쟁 제품도 반도체 수요를 끌어당길 만한 요인이 크지 않아 보인다.
그는 "강력한 마케팅 경쟁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갤노트7 판매 감소를 경쟁사 제품들이 메워주기 보다는 소비자들이 당분간 스마트폰 소비 지출에 있어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4분기 반도체 수요 측면의 복병이 등장한 셈"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갤노트7은 역대 삼성전자 최고의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으나, 배터리 불량으로 인해 어쩌면 삼성 최악의 스마트폰으로 기록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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