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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민 브랜드 'LG전자'…"위기는 곧 기회"


현지화 전략 통한 프리미엄 가전 시장 선도…CSR 활동도 활발

[양태훈기자]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대형 전자매장 '엠 비디오'에 들어서자 LG전자의 '시그니처 올레드 TV'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직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하지 않았지만, 시그니처 올레드 TV에 대한 시장 호평에 까다로운 러시아 소비자들의 마음이 움직인 탓이다.

러시아 국민 브랜드의 위상을 증명하듯 엠 비디오 매장에는 삼성전자 등 주요 가전 업체들의 TV가 전시돼 있었지만, 방문객들이 LG전자 매장 앞에 발길을 멈춰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감상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LG전자 관계자는 "TV 광고 등의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돌입하기도 전에 기사를 보고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시그니처 올레드 TV에 대한 러시아 소비자들의 호응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실제 러시아 최대 IT 매체 '하이테크닷메일'은 올해 TV 분야에서 유일하게 LG전자의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추천제품'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생활가전 코너 역시 투명한 케이스로 특수 제작된 LG전자 세탁기 앞에 발길을 멈췄다. 세탁조와 모터를 벨트 없이 직접 연결한 다이렉트 드라이브(DD) 모터에 방문객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냉장고에 부착된 컴프레서 10년 무상보증 라벨을 확인하거나 무선 청소기 코드제로 싸이킹을 유심히 지켜보는 모습도 목격됐다.

매장 한 관계자는 "LG는 고객들이 매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찾는 프리미엄 브랜드"라며, "LG를 모르는 러시아 국민은 없다"고 말했다.

◆ 러시아 국민 브랜드 'LG전자'

LG전자가 러시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약 30년 전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LG전자는 골드스타(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 브랜드)로 가전제품을 수출,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맺은 1990년대에는 모스크바 지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돌입했다.

2001년에는 청소기를 시작으로, 에어컨·모니터·오디오·전자레인지 등 총 LG전자의 5개 제품이 '러시아 국민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는 LG전자가 현지 생산체계를 도입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다.

LG전자는 2006년 모스크바에서 약 86킬로미터(km) 떨어진 루자 지역에 생산법인을 설립, 지금까지 TV와 모니터 2천만 대, 세탁기 800만 대, 냉장고 450만 대 등을 생산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연간 생산량의 연평균성장률은 세탁기, 냉장고, TV 모두 30%를 넘는다.

특히, 세탁기·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은 생산량이 매년 거의 50%씩 늘며 러시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러시아에 진출한 전체 외국계 기업 중 총 18위를 차지할 정도.

◆ 가전 시장 독보적 위치 차지한 'LG전자'

러시아는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인구가 많으며, 유럽과 아시아에 겹쳐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시장이다.

현재 LG전자는 철저하고 일관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러시아에 진출한 수많은 글로벌 기업 중 대표적인 '국민 브랜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06년 이미 TV, 오디오, 에어컨, 청소기 등의 가전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었지만, 러시아의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

생산거점인 루자 공장은 준공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로 현재 약 47만6천 제곱미터 부지에 TV와 모니터를 생산하는 TV 생산동, 냉장고와 세탁기를 생산하는 생활가전 생산동 등을 비롯해 관리동, 복지동, 협력업체동 등 여러 건물이 들어서게 됐다.

TV 생산동은 5개 생산라인에서 연간 420만 대의 TV를 생산, 가전생산동에서는 세탁기 생산라인 2개와 냉장고 생산라인 1개가 연간 200만 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한다.

LG전자는 그간 러시아의 지리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들을 출시, 1997년에는 33도에 이르는 여름과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추운 겨울을 동시에 고려한 냉난방 겸용 에어컨으로 선두 업체의 자리를 꿰찼다.

추운 겨울에 자주 장보러 나가는 불편함이 없도록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려한 냉장고와 러시아의 좁은 가옥구조를 반영해 앞뒤 폭을 줄인 슬림형 드럼세탁기 등도 히트 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13년 출시한 오디오 엑스 붐은 파티를 좋아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제품으로, 현재 대형 오디오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 존중의 경영'을 철학으로, 요리·음악·스포츠 등 문화적 소양을 키우는 위탁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 러시아 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LG전자'

LG전자는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러시아 전역에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이행해왔다.

러시아 사회의 일원으로 러시아 국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브라로드' 활동을 진행, 최근에는 뇌암 등 뇌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뇌질환 치료재단인 하벤스키 재단에 후원금 500만 루블(한화 9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2009년부터 러시아 기업 중 최초로 현지 정부와 파트너십을 맺고 헌혈 캠페인을 추진, 지난해 4월 '78회 헌혈캠페인'이 진행됐다.

현재까지 이 캠페인에 참가한 인원은 약 8천여 명으로, 혈액의 양은 4톤에 이른다. 헌혈 캠페인을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법국민 캠페인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버스·열차·배·비행기까지 동원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헌혈열차는 4천 킬로미터(km)를 넘게 달렸고, 기차가 가지 못하는 곳에서는 헌혈버스를 운영했다.

또 2013년에는 러시아 서부에 위치한 불가강을 운행하는 헌혈 선박을 운영, 2013년에는 러시아 서부에 위치한 볼가강을 운행하는 헌혈 선박을 운영하며 8개 도시에서 헌혈캠페인을 펼쳤고, 2014년에는 헌혈비행기로 3만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6개 도시에서 릴레이 헌혈을 진행했다.

헌혈 캠페인에는 피겨스케이팅 전 세계 챔피언 '알렉세이 티호노프', 바이애슬론 전 세계 챔피언 '니콜라이 크루글로브', 여성 우주비행사 '엘레나 세로바' 등 러시아 유명 인사들의 동참해 관심을 끌었다.

LG전자는 2000년부터 6년간 'LG 장학퀴즈'를 후원, 청소년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로 활용해왔다.

교육부가 주관하고 명문 국립대학 '므기모' 대학의 교수들이 직접 문제들을 출제, 장원에 오른 학생들에게는 므기모 대학 입학 특전과 해외 유학 등의 혜택을 부여해 새로운 배움의 기회도 제공했다.

또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적 투자도 확대, 2012년에는 1천만 달러(한화 109억500만원) 이상을 투자해 제조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박쥐와 오염된 공기를 제거하는 축열식연소산화설비(RTO)도 구축했다.

러시아 내 전자제품 제조공장 가운데 RTO를 갖춘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LG전자는 이 설비를 활용해 공장에서 배출되는 공기 오염물질을 98%까지 줄였다.

아울러 루자 지역이 소방시설이 취약한 점을 고려, 공장에 비치한 전용 소방차 2대를 지역 소방활동에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교통이 불편한 마을에 사는 주민들을 위해 공장의 출퇴근용 셔틀버스를 마을과 병원을 오가며 셔틀버스로 사용하고 있다.

송대현 LG전자 CIS 지역대표(부사장)은 "러시아에서 최고의 가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은 흔들리지 않고 어려움을 할께 이겨온 온 인내와 열정"이라며,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철저히 실천해 러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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